공무원연금이 500억 소송 낸 까닭
신영證·KB자산운용…부동산 사모펀드 투자 전액 날린 책임 물어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신영증권과 KB자산운용이 과거에 팔았던 해외 부동산 사모펀드 때문에 500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렸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지난 2007년 신영증권을 통해 투자한 ‘KB 웰리안 맨하튼 사모부동산 신탁’의 손실분에 대해 운용사와 판매사의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 신영증권은 8일 공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문제가 된 ‘KB 웰리안 맨하튼 사모부동산 신탁’은 KB자산운용이 2007년 설계한 상품으로,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등 국내 6개 기관이 여기에 모두 1억4000만달러(16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당시 싱가포르투자청(5억7500만달러),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5억달러) 등이 투자한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KB자산운용이 지분투자(8%) 형식으로 참여했으나 부동산경기 침체 및 임차인과의 소송패소로 전액 손실처리된 바 있다.
이 펀드에 투자했던 500억원을 전부 날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사모펀드 판매사와 운용사의 공동 책임을 물으면서 법적 다툼으로 비화됐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측은 “지난 5월 펀드를 청산한 뒤 투자사례를 분석해보니 판매사와 운용사가 위험을 축소고지했던 점, 과도한 환헤지 이용으로 손실을 초래했던 점 등이 드러나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는 “우리가 운용을 했다기 보다는 글로벌 딜에 지분투자형식으로 참여했던 건으로 해외에서도 투자자가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 폭락에 의한 불가항력의 손실이었다는 것. 그는 “과거 펀드 설립시의 자료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해서 법적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영증권 관계자도 “정당한 감독원 규정과 절차를 통해 진행했던 건”이라면서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측이 왜 소송을 제기했는지 의도를 파악 중이고, 어떤 것을 문제 삼는지 확인한 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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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펀드판매와 관련해서는 2009년 2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규정이 강화됐지만, 그 이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서는 지금처럼 촘촘하지 못했다”며 “법정에서의 공방으로 결과가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모펀드 손실 건은 지난해 5월 감사원이 우정사업본부의 ‘우체국금융 여유자금 운영실태’를 감사하면서 문제를 제기해 세간에 공개됐다.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김충조 의원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최근 투자행태를 지적하며 이 펀드의 손실을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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