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지식경제부가 알뜰주유소 추진계획을 내놨다.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고 한 이후 정부가 추진해온 기름값 안정대책의 결정판이다. 정유사에 대한 성의표시 발언으로 ℓ(리터당) 100원 인하를 이끌어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마지막 기름값 대책이다.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사로부터 값싸게 기름을 공동구매해 이를 자가폴(무폴), 농협주유소,도로공사 주유소, 사회공헌형주유소에 값싸게 공급한다.여기에 기존 정유사폴 주유소에 비해 사은품이나 경품, 할인혜택 등의 거품을 빼면 리터 당 70∼100원은 싸게 팔수있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당장 12월부터 공동구매한 기름이 공급되고 농협주유소간판들이 점차 NH알뜰주유소로 바뀌게 된다.
정부 당국자들은 저비용항공사를 성공모델로 삼고 있다. 저가항공사도 처음엔 처음에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나 부실경영 등으로 부진했다가 이제는 국내,국제선까지 접수하며 대형항공사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뜰주유소도 향후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면 기존 정유사의 독과점구조라든지 정유사-주유소의 불평등한 구조가 바뀔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모든 정부정책에는 이해관계자가 있다. 이번 알뜰주유소는 더구나 이해관계가 무척 복잡하게 얽혀있다. 정부와 공기업(석유공사,도로공사),사단법인(농협), 민간대기업(정유사), 둘로 나뉜 자영업자(정유사폴과 자가폴), 소비자 모두가 이해관계자다. 한쪽에선 좋을 수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볼 멘소리가 나온다.
"무조건 싸게 기름을 팔라는 공개적 압박이냐" "정유사폴 주유소를 죽이려는 시도냐" 등의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이란 있을 수 없지만, 정부 정책의 부작용에 대해선 보다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한번 시행된 정책을 되돌리려면 매몰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은 사실 원안(原案)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원래는 사회공헌형 주유소, 일명 대안주유소를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발표시점도 늦었다. 휘발유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멈췄고 환율하락으로 추가 인하여지가 있다. 기름값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질수밖에 없다. 이전이나 이번에도 역시나 유류세,원유관세인하는 빠져있다. 정유사,주유소 모두 한결같이 "유류세는 안내리고 업자들만 죽이려든다"고 토로한다. 정부도 고통을 분담하면 알뜰주유소와 기름값 대책의 약발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짜깁기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기름값 안정화대책이 다소 걱정스럽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