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너도나도 스마트폰 마케팅
제살깎기 경쟁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득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증권사들의 '스마트폰 마케팅'이 과도하다는 업계 내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고객 선점을 위한 이벤트가 줄을 잇고 있다. 당장은 비용부담을 져야 하지만 미래 수익원의 중심이 될 청년 고객층을 미리 확보할 수 있는데다, 이들 고객이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선순환 효과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스마트폰 등 무선단말기를 이용한 거래는 137조576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9년 한해 전체 거래액(40조4945억원)보다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이다. 전체 거래에서 차지한 비중 역시 1.38%에서 4.61%로 3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도 무선단말거래가 27조1668억원(비중 2.55%)에서 74조9978억원(8.61%)으로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활발한 '스마트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달 말까지 가입 신청한 고객에게 부여키로 했던 스마트폰 거래수수료 면제 혜택을 올해 말까지 가입한 고객으로 확대했다. 하나대투증권도 은행을 통해 증권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에게 1년간 스마트폰 거래수수료를 면제한다. LIG투자증권은 올해 안에 전용 어플리케이션으로 주식거래를 1회 이상만 하면 최신 스마트폰 단말기 할부금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마케팅'을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가뜩이나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공짜 마케팅'까지 가열되면 회사 수익에 더욱 큰 부담을 지우게 된다는 것. 현재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는 최저 0.011%~0.015%수준까지 내려와 있다. 한 대형증권사의 소매영업 담당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마케팅이 한시적이기 때문에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 다시 옮겨가는 고객의 경우가 적지 않다"며 "증권사간 고객 빼오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식거래가 점점 더 활발히 이뤄지는 상황이라 장기적으로는 증권사에 유리한 마케팅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주요 고객이 중ㆍ장년층으로 구성된 대형사의 경우는 특히 20~30대 연령의 고객 확보에 효과적이라는 설명. 개인고객층이 엷은 중소형 증권사들도 스마트폰 사용자를 흡수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확보를 위한 투자라고 봐야 한다"며 "다른 증권사들도 한 번씩 유사한 이벤트를 진행한 상황이라 갈수록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거래규모가 아직 유의미한 단계는 아니지만 고객들과의 접점을 찾고, 다른 상품 가입과도 연결되는 크로스 셀링이 가능해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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