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보험協, 1100억원 사옥짓기
9개 손보사 '돈' 내라 - 차 보험료 인하 여론, 불도 못 끈 마당에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화재보험협회(이하 화보협)가 삼성화재 등 9개 손해보험사들로부터 1100억원을 갹출해 여의도 사옥을 재건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자, 회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요구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1100억원이나 되는 금액을 투입, 새 건물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이 손보사들의 주장이다.
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화보협은 최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로6길에 위치한 사옥이 노후화돼 재건축을 하겠다는 뜻을 회원사인 9개 손보사에 전달했다.
화보협은 현재 지상 15층 지하 2층 짜리 사옥이 노후화돼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여의도에 국제금융센터 등 신규 빌딩이 들어서면서 새 빌딩으로 이주하는 입주사들이 늘고 있어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보협은 빌딩을 신축,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등 보험 유관기관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화보협의 계획에 회원사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신축비 1100억원을 회원사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 시장점유율에 따라 부담하는 분담금 전례를 따를 경우 삼성화재는 300억원 정도,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각각 150억원, LIG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각각 100억원과 80억원 정도 내야 한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화보협은 1971년 발생한 대연각 화재 사고로 대형 건물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지난 1973년 설립됐지만 현재는 그 취지가 퇴색돼 존속 논란이 일고 있다"며 "손보사들이 사업비 등을 축소하는 등 비용절감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몇 백억원씩을 화보협 사옥 신축비로 낼 회원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매년 지급하고 있는 92억원의 화보협 분담금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화보협의 연간 예산은 216억원(9개 회원사 갹출 92억원, 회원사 공동인수협회비 60억원, 자체 수익 63억원)이다. 이중 인건비만 144억원에 달한다. 화보협의 직원이 모두 199명(임원 포함)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연봉은 7236만원인 셈이다.
회원사들은 이참에 국회 몫으로 당연시 되는 화보협 이사장 자리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화보협 이사장의 연봉은 2억600만원선. 여기에 배기량 3800cc인 에쿠스 승용차와 운전기사, 판공비(1억4000여만원, 협회 공동 사용) 등은 별도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화보협 이사장 자리는 화재보험이나 손해보험과 전혀 상관없는 전직 국회의원 등 낙하산 인사가 내려와 쉬어가는 자리"라며 "본업보다는 다른 좋은 자리로 옮겨가기 위해 이사장들이 이곳저곳을 기웃기웃하는 모습에 회의감마저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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