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살겠다' 위기때 감원하는 은행들
"살고보자" 은행 꼬리 자르기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유럽 부채 위기, 글로벌 경제 성장 속도 둔화 등으로 투자은행 부문에서 부진을 실적을 거둔 글로벌 은행들이 감원으로 대응해 빈축을 사고 있다. 경기둔화의 충격을 줄이려면 고용확대가 절실한데도 은행들은 자기만 살겠다고 감원을 골자로 하는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 노무라 홀딩스와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가 7~9월 분기 실적 발표 후 글로벌 은행권 비용감축 행보에 동참했다.
노무라는 유럽 사업부 축소와 감원을 통해 총 12억달러의 비용을 줄일 예정이다. 노무라는 이날 유럽 부채 문제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비용감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나카가와 준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월 내놓은 4억달러 규모의 비용 삭감 계획과 함께 추가로 8억달러를 더 줄여 총 12억달러를 삭감할 계획"이라면서 "이번에 내놓은 8억달러 비용감축액 가운데 70%가 감원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력감축의 60%는 유럽지역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2008년 가을에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와 유럽 부문을 인수할 정도로 건재를 과시했던 노무라는 9월 말로 끝난 회계연도 2분기에 461억엔의 손실을 기록해 2009년 3월 이후 2년여만에 처음으로 적자 실적을 발표했다.
트레이딩, 투자은행, 해외 사업부에서 실적을 갉아먹었다. 트레이딩 부문의 순익은 1년 전 1030억엔에서 260억엔으로 줄어들었고, 투자은행 부문에서는 249억엔에서 138억엔으로 반 토막이 났다. 해외 사업부에서는 적자폭이 1년 전 142억엔에서 524억엔으로 급증했다.
스위스 2위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도 3분기에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내자 전체 직원의 3%에 해당하는 15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 2분기 실적과 2000명의 인력 감축안을 발표했지만 3개월만에 추가 감원 결정을 내린 것이다.
CS의 브래디 도건 CEO는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면서 감원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도건 CEO는 감원으로 20억 스위스프랑(약 23억달러)의 비용절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S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2% 증가한 6억8300만스위스프랑(약 7억7600만달러)을 기록했다. 유럽 부채 문제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은행 부문 실적이 부진했다. 투자은행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7%나 줄어든 24억9000만스위스프랑을, 세전손실액은 1억9000만스위스프랑을 기록했다. 투자은행 부문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08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과 외환,상품부문 매출액도 1년 전 보다 반으로 줄었다.
다른 글로벌 은행들도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비용감축 방안으로 손쉬운 감원을 택하고 있다. 2008년 4분기 이후 3년여 만에 4억2800만달러의 손실을 낸 골드만삭스는 전 직원의 3%인 1000명을 줄이기로 했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은행 바클레이즈도 올해 3500명을 감원할 계획이고 덴마크 최대 은행인 단스케 방크도 2000명 감원에 나선다.
미국 증권업계는 내년 말까지 증권업계가 1만 명을 감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 증권업계 고용 인력은 올해 81만1700명으로 절정기였던 지난 2008년 말에 비해 7% 정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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