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大·中企, 적합업종 선정 갈등 격화
동반성장 '레미콘 대기업의 亂'
"레미콘 中企적합업종 선정 반대"..대형업체 집단행동 나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건설공사 등에 쓰이는 레미콘 시장을 둘러싸고 대형 제조업체와 중소업체간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대기업의 시장참여를 제한하기 위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및 품목으로 레미콘이 지정될 조짐이 보이자 대형 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 레미콘업체들로 구성된 한국레미콘공업협회는 오는 4일 오전 여의도 동반성장위원회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로 했다. 동반성장위가 주도하고 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작업에 불만을 직접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협회 소속 회원사 상당수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 적합업종을 선정하는 일과 관련해 대기업들이 이같은 집단행동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협회 김영수 이사는 "회원사로 있는 대기업 11곳은 레미콘 사업만 하는 곳으로 중기 적합업종으로 선정될 경우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위원회에 반대목소리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갈등하고 있는 중소 업체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최근까지 동반성장위가 중재한 회의에 참석해 양측의 의견을 절충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던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무조건 적합업종 선정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중소업체들로 구성된 서울경인레미콘협동조합의 배조웅 이사장은 "위원회가 '양측 모두 새로 공장을 늘리지 않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했고 이에 대해 중소업체들은 수긍한 반면 대기업은 무조건 못하겠다고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점유율이나 공장가동률 모두 중소업체보다 나은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무조건 안된다는 입장만 고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최근 대형 레미콘업체들과 중소업체들간 의견조율을 위해 3차례 회의를 열었다. 서로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위원회가 양측 모두 사업확장을 자제한다는 내용의 중재안을 내놨고 이를 지키겠다는 각서를 요구했다.
이에 중소업체들은 긍정적으로 답변했지만 대기업측은 선정 자체가 문제가 있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은 적합업종 논의 초창기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의견대립을 빚어온 품목이다. 적합업종 선정작업과는 별도로 공공조달 시장을 둘러싼 법적분쟁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양측이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는 이유는 최근 시장상황과 무관치 않다.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연간 7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레미콘시장 전체적으로 위기감이 번졌다. 현재 대기업 11곳과 중소업체 750여곳이 영업중이며 대부분 공장의 가동률이 절반을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지방에 영세한 업체들은 가동률이 채 30%가 안될 정도"라며 "대기업들이 민간건설사 수요를 90% 가까이 가져가고 있어 대부분 중소업체들이 고사 직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기업측 역시 "레미콘은 대기업이 먼저 진출해 시장을 키우고 기술개발 등을 이끌어왔다"며 "적합업종 같은 중소기업 보호안이 마련되면 공급과잉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동반성장위원회는 오는 4일 레미콘을 포함해 29개 품목에 대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여부를 가릴 계획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입장차가 큰 쟁점품목 위주로 발표할 계획이며 양측간 협의가 원활치 않은 경우 동반성장위가 강제조정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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