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 장애인들이 종로 문화관광해설사로 나서
종로구 청각장애인 50명, 경복궁 북촌 문화관광해설사로 나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집 근처 경복궁을 자주 가는데도 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청각장애인이 직접 해주는 수화로 해설을 들을 수 있다니 기대되네요”
청각장애 2급인 서경 씨(37)는 그동안 ‘보기만’했던 문화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수화로) 들을 수 있어서 기대에 부풀어있다.
28일 종로구에 거주하는 청각 장애인 50명은 같은 장애를 겪고 있는 ‘청각장애인 종로문화관광해설사’ 해설을 들으며 경복궁과 북촌을 나들이한다.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시·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같은 장애인 해설사가 직접 문화관광지를 안내하는 프로그램인 ‘시·청각장애인 문화관광해설사’를 지난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해설가가 아닌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해설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동안 문화관광해설서비스는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설명이 대부분이라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나 문맹률이 높은 청각장애인들이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종로구는 올 3월부터 5개월간 시·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자신의 눈높이에서 같은 장애인들에게 종로구에 있는 고궁·북촌 등 문화재를 보다 효율적으로 안내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처음엔 시각장애인 20명, 청각장애인 20명 총 40명을 선발해 시작했다. 하지만 필기시험과 현장 교육을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청각장애인 11명, 시각장애인 6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스스로 만든 해설 매뉴얼에 따라 경복궁·창덕궁·창경궁·종묘·북촌 등 5개 코스를 돌며 해설한다.
9월과 10월 현재 이들의 해설을 거쳐 간 장애인들은 경복궁에서 청각장애인 217명, 시각 21명 등 400여명에 이른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지금까지 문화나 관광에서 소외됐던 장애인들이 종로에서 만큼은 자유롭게 역사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며 “종로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장애인들이 맞춤형 해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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