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미루다 애플에 시장 뺏기더니…mVoIP도 뭉기적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이동통신 3사들이 와이파이(무선랜) 탑재 여부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 선점 기회를 놓쳤던 뼈아픈 과거를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에서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통 3사들이 mVoIP 서비스를 늦춰 차세대 통신 서비스에 대한 대응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연말까지 mVoIP를 비롯한 망중립성 정책의 큰 방향을 제시할 방침인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이 mVoIP 서비스를 제한하거나 중단했다.
mVoIP는 모바일 데이터에 음성을 실어 보내는 기술이다. 앱 형태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음성통화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서로 같은 앱을 설치해야 되기 때문에 고유 번호를 갖고 유선으로 제공되는 인터넷전화와 달리 제한적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월5만원대 이상의 스마트폰 정액 요금 가입자에게만 mVoIP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KT 역시 SKT와 동일하게 mVoIP를 허용했지만 최근 스마트폰 선택형 요금제를 선보이며 mVoIP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LG유플러스는 요금제와 상관없이 mVoIP 서비스를 막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제각기 mVoIP 서비스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음성 통화 수익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와이파이(무선랜) 개방 때문에 놓쳤던 스마트폰 시장과 닮아 있다는 의견들이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는 미국에 출시한 스마트폰 '블랙잭'의 국내 출시 문제로 SKT와 갈등을 겪어야 했다. 당시 SKT는 '블랙잭' 단말기에 와이파이가 탑재됐다는 이유로 기업용 시장에만 내 놓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중소 스마트폰 업체 중 하나는 와이파이가 탑재됐다는 이유로 휴대폰을 출시하지 못해 결국 도산하고 말았다.
일반 소비자들이 와이파이 공유기를 통해 가정에서 공짜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매출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 이유로 와이파이가 탑재된 휴대폰 출시를 꺼려했다.
결국 이동통신 3사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뒤에야 와이파이를 전면 허용,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전문가들은 mVoIP 역시 와이파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미 값비싼 요금을 부과하던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는 카카오톡에 의해 무장해제된지 오래다.
매출 하락을 이유로 mVoIP를 계속 멀리할 경우 스마트폰에 이어 차세대 통신 시장에서도 지각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방통위는 mVoIP 전담반을 통해 mVoIP 서비스 역시 다른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처럼 제한할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잠정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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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의 반발은 크다. 데이터 요금을 내리고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카카오톡과 같은 무료 문자 서비스에 빼앗긴 가운데 음성통화 요금까지 빼앗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mVoIP 전담반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이통 3사 입장에서는 음성 통화 시장을 빼앗긴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전 세계 통신 시장의 흐름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와이파이에 대한 결정을 늦게 내리는 바람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각생이 된 것처럼 mVoIP로 인해 더 큰 차세대 통신 시장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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