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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투기·탱크도 '바이오연료'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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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F-22 전투기가 식물성 바이오연료를 싣고 비행 시험에 나서고 있다. 자료사진=미공군

2011년 3월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F-22 전투기가 식물성 바이오연료를 싣고 비행 시험에 나서고 있다. 자료사진=미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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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가까운 미래에는 제트 전투기나 전차가 석유 대신 폐유나 식물성 기름을 이용한 바이오연료로 움직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이 이같은 움직임의 중심에 있다.

이미 미군 당국은 바이오연료를 군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와 실험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공군의 케빈 글라이스 부차관보는 2013년까지 현재 운용 중인 40여 종의 항공기를 대상으로 바이오연료 사용 인증시험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육군은 2025년까지 전체 에너지 사용의 25%를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충당하기를 원하며 해군은 바이오연료 사용을 내년 90만 갤런에서 2016년 300만 갤런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화석연료의 고갈로 각국이 자원 무기화에 나설 경우를 대비해 미군의 에너지원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욱 크게는 냉전 종식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미군의 전략도 대규모의 재래식 전력을 유지하는 것에서 더 작은 규모에 더욱 효율적이고 유연한 적용이 가능하도록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눈더미처럼 불어나면서 군비가 크게 감축된 것 역시 주요한 원인이다.

실제 전투 현장에서의 경험도 바이오연료의 필요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는 미군 기지로 연료·식수 등의 보급이 이루어질 때 호송 작전 과정에서 병력이 50회마다 1명 꼴로 죽거나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군은 해외 주둔 미군 기지에서 자체적으로 풍력·태양광 에너지 생산시설을 두는 등 재생에너지의 사용 범위를 점차 넓혀 나가고 있다.

2005년부터 관련 법안에 따라 미 연방정부 시설물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전력 사용의 5%를 재생에너지원으로 충당하고, 이후부터는 7.5%까지 늘려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8월16일 해군·농무부·에너지부가 향후 3년간 각각 1억7000만달러를 들여 바이오연료의 상용화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 메이버스 해군성 장관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은 군 조직에 상당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항공용 바이오연료의 검증작업과 함께 일선 군 기지에서 태양광·풍력·파력·지열 등 다양한 에너지공급원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헬만드주 잭슨 기지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미 해병대는 아프가니스탄 내 다른 작전기지에도 유사한 시설을 설치했다. 자료사진=미 해병대

아프가니스탄 헬만드주 잭슨 기지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미 해병대는 아프가니스탄 내 다른 작전기지에도 유사한 시설을 설치했다. 자료사진=미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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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군 당국은 당장 바이오연료를 실용화해 일선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일단 시험을 계속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직까지는 바이오연료의 생산에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미 공군의 경우 현재 한해 약 80억달러 이상을 각종 항공연료 등 에너지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바이오연료가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려면 최소한 같은 수준의 가격경쟁력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군의 입장이다.

반면 바이오연료 생산업체들은 일단 상당한 수요부터 보장되어야 그만큼 생산설비 등에 투자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 허니웰인터내셔널 재생에너지 사업부의 제임스 리코스크 부대표는 “무엇이 됐든 소량만 생산하는 것은 수백만 개를 찍어내는 것에 비하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현재 재생에너지 업계가 처한 상황이 그렇다”고 말했다.

허니웰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총 80만 갤런의 바이오 항공연료를 공급할 계획이다. 리코스크 부대표는 “바이오 항공유의 경우 현재 갤런당 10달러 이상인 가격이 갤런당 3~4달러 선까지 내려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은 수준까지 가격을 떨어뜨리려면 미국 정부같은 확실한 고객이 확보되어야 하며, 그래야 각 시설당 3억달러가 들어가는 정제시설을 더 세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점에는 군 당국도 공감하고 있다. 메이버스 해군성장관은 “미군은 바이오연료의 가장 큰 사용자가 될 것이며 시장을 창출할 능력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미군 당국의 바이오에너지 연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동물성 기름에서부터 식물성 기름을 다량 함유한 카멜리나(양구슬냉이)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원료로부터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지난 5월 20일에는 공군 특수곡예비행단 소속 F-16전투기가 카멜리나에서 추출한 바이오연료를 이용해 처음으로 비행 시범을 선보이기도 했다.

2010년 7월 네덜란드공군 소속 AH-64 헬기가 기존 연료와 바이오연료를 혼합한 항공유를 적재하고 비행하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군사적 이용 연구는 미국 외에 유럽 각국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자료사진=네덜란드항공우주연구소

2010년 7월 네덜란드공군 소속 AH-64 헬기가 기존 연료와 바이오연료를 혼합한 항공유를 적재하고 비행하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군사적 이용 연구는 미국 외에 유럽 각국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자료사진=네덜란드항공우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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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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