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자체적 달러확보 강조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외화유동성과 관련, 은행들이 정부에 손을 내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크레딧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을 더 주더 라도 금융회사들의 자체적으로 달러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입장에 동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이 연말까지 20억달러 조달에 대 한 자신감도 동시에 피력한 것으로도 읽히고 있다.


이 회장은 4일 기자와 만나 "요즘 개별 금융회사들이 너도나도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해외 자금조달이 어렵다고 하면 되겠느냐"며 "자체 크레 디트(신용)를 갖고 자금을 조달하고, 선진 테크닉을 배우는 것은 금융인들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목표로 하고 있는 20억달러 조달은 문제없다"며 "최근 금융당국에서 중동계 자금 등을 다양하게 확보할 것을 지시했는데, 우리는 이미 두어달전부터 미리 준비를 해 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평소에 준비하지 않고 어려울 때 갑자기 손내밀어서는 성사되기 쉽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직 경제수장 출신의 국책 금융기관장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최근 발언과 대비된다. 강 회장은 최근 은행권의 외화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자 "은행들이 비싼 금리로 달러 차입에 나서는 것보다 외환보유고를 활용해야 한다"며 현재 외환보유고 3000억 달러 가운데 500억~600억 달러는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몇 차례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환보유고 활용을 둘러싼 금융지주사 회장들 간의 의견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도 달러 조달을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의견이 대립된 것으로 알려져 6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 주도의 청와대 금융지주 회장 모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 고 있다. 하지만 각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의 주장이 달러 조달에 대한 원론적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어 뜯어보면 각 기관이 처한 상황을 대변하는 것일 뿐, 뾰 족한 해법은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이팔성 회장은 현재의 외화유동성으로는 국내 금융기관이 3~4개월은 충분히 버틸 수 있으며,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는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장 은 "낙관ㆍ비관론으로 입장을 정할 수는 없지만, 그리스가 디폴트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유럽중앙은행 (ECB) 등에서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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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기회가 많은 요즘 외화조달이 마냥 순조롭지는 않아 아쉽다는 말도 했다. 이 회장은 "이번에 미국 출장을 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방문했다"며 "미국 경제 상황도 살폈고, LA한미은행 인수와 관련해 우리아메리카은행 등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5월 미국 LA한미은행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렸지만, 미 금융 당국은 우리금융의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 카은행의 경영등급이 기준에 못 미친다며 인수합병(M&A)을 승인할 수 없다고 우리금융에 최종 통보했다. 이 회장은 "우리아메리카의 경영등급만 3등급을 벗어나면 사실 상 LA한미은행 인수를 재추진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걱정인데, 아직 미국 진출과 관련해 다른 인수 대상을 보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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