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따라 갈리는 노인의 삶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우리나라 고령층(55∼79세) 10명 중 6명은 "노후 준비가 안 돼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과 같은 비율의 고령층이 "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반면, 고령층 10명 중 4명은 예금과 적금을 넣어둬 "노후가 대비 돼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의 자료 등을 보면, 노인들 사이에서도 노후 대비 여부에 따라 주거와 소비에서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70세 이상 1인 가구는 대부분 단독주택(69.4%)과 아파트(22.9%)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건강과 생활상의 불편으로 점차 무리를 이뤄 살면서 계층에 따른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소득 노인 인구는 시니어 타운(노인전용 주거공간)에 살면서 의료, 운동, 식당 시설을 함께 공유하며 비슷한 생활방식을 공유한다. 예컨대 '서울시니어스 타워'는 매년 음악회를 열고 있고, '더클래식500'은 도자기 공예를 배우고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그러나 저소득 노인 인구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들 사이에서는 '공동생활주택'이란 새로운 주거형태가 떠오르고 있다. 전라북도 김제시에서 운영하는 '그룹홈'이 대표적이다. 혼자 사는 노인 10명만 있으면 마을 경로당을 개조해 화장실의 문턱을 없애는 등 개조를 해주고 공동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김제시의 홀로사는 노인 인구 6500여명 가운데 900여명이 여기서 살고 있다.
소비에서도 다르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한 보고서에서, 고소득 노인인구의 대부분(87.5%)이 최신유행 패션과 화장품에 관심이 높았다. 또, 화장품처럼 '작은 사치'가 가능한 제품은 중간 소득층에서도 관심이 높았다. 활동성이 강한 노인계층은 1년에 4번 이상 국내외 여행을 했다는 응답이 젊은이들 보다도 많았다. "포도주가 오래됐다고 모두 시어지지 않듯이, 늙는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비참해지고 황량해지지는 않는다"는 키케로의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다.
반대로 저소득층 노인의 소비에 대해선 조사가 전무하다. 정지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저소득층 노인은 소비 보다는 불안과 걱정에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비측면에서 포착할만큼 두드러진 면이 없다"고 말했다. 소비능력이 없는 고령층은 이 시대의 투명인간(invisible man)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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