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추가 10%↓, 내년 전망은 엇갈려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구리값이 대폭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리 공급부족으로 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속속 가격전망을 낮추고 있다.


◆구리값 연내 1t에 6500달러, 10%하락=블룸버그통신은 30일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 16명의 설문조사 결과 구리값은 1t에 6500달러까지 10% 하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한 주전 전망치는 7773달러였다. 한주 사이 무려 1200달러나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전망치고는 한참 빚나갔다.

이처럼 예상이 빚나가는 것은 원자재 시장이 베어마켓(하락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통상 가격이 20% 이상 하락하면 베어마켓으로 분류되는 데 원자재 가격은 4월 이후 21% 하락했다. 글로벌 성장둔화가 원자재 수요를 누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2009년초부터 신흥시장 소비증가로 옥수수에서 구리와 원유에 이르는 거의 모든 원자재가 부족해져서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 것과 대비되는 폭락장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5000여명의 원자재상들이 모여 공급 계약을 논의하는 다음달 3일 ‘런던 금속거래소 주간 행사’에서도 기대할 게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크레디 아그리꼴의 금속 에널리스트인 로빈 바르는 “수요가 없다면 부족을 얘기할 필요가 없다”면서 “지금은 정상 시장이 아니다.사람들은 공포에 질려있다”고 말했다.



◆구리 올들어 26% 하락한 베어마켓=지난 2월 런던금속거래소에서 1t에 1만190달러를 기록했던 구리는 9월26일 6800달러를 하락해 14개월 사이 최저치를 나타냈다. 309일 거래가격은 7091달러였다. 이로써 올들어 구리가격은 26% 하락했다.


이는 거의 25년 사이에 두 번째로 최악의 실적이다. 최악의 기록은 2008년 54% 하락한 것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24개 원자재 지수인 GSCI는 올들어 3.7% 하락했다.면화와 구리, 니켈 하락이 주도했다.


구리 소비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경기침체탓으로 0.9% 줄어 공급부족에서 공급과잉을 초래한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추정하고 있다.


런던과 뉴욕,상하이 금속거래소가 조사한 전세계 구리 재고물량은 올들어 15% 증가한 65만2281t으로 집계됐다. 이는 수요가 약화되고 있는 신호(sign)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풀이했다.


이 재고물량은 지난 5년 평균보다 약 50% 많은 것이다.


올해 재고물량이 늘었지만 이는 경기가 침체했던 2008년의 63%나 2009년의 78%보다는 증가율이 낮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월별 수입량도 지난 5월 2년 반 사이에 최저수준에 도달한 이후 58% 증가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0.4%에서 올해 9.3%로 둔화되겠지만 미국보다 근 6배나 높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66명의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세계 구리소비량중 국별 비중은 중국이 약 38%로 가장 높고 이어 서유럽 15%, 미국 8% 등의 순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20일 올해와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3%와 4.5%에서 각각 각 4%로 하향 조정했다. 그렇더라도 이는 세계은행이 추정한 2009년 -5.2%를 크게 초과하는 것이다.


◆내년 12만t 초과 vs 27만t 부족=세계 금속선물 거래의 80%를 차지하는 런던금속거래소 거래 업체 12곳 중 하나인 트라이랜드 메털스의 헤르비히 슈미트(Herwig Schmidt)대표는 “실물경제가 지금까지 신중함을 보이면서 주문을 덜 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주문의 50%가 갑자기 취소됐던 2008년과 같은 충격은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원자재 거래를 하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원자재팀은 지난 22일 보고서에서 “구리가격은 신흥시장 성장으로 구리펀드멘털이 빠듯해지면서 12개월 안에 사상 최고가인 1t당 1만1000달러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이유에서 골드만삭스는 LME의 2012년 6월 물을 살 것을 권고했다.


세계 구리 정광 공급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칠레의 구리생산은 올해 폭설과 파업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칠레정부가 지난 5일 밝혔다.


모두가 공급부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아니다. 공급은 올해 14만t 수요를 밑돌겠지만 내년에는 12만t 초과가 될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28일 보고서에서 예상했다.


이는 구리개발협회에 따르면 이는 약 60만 채의 주택에 쓸 전선과 관, 기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올해 부족량을 3월 예측치(88만9000t부족)보다 조금 적은 63만9000t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은행은 올들어 4월부터 지금까지 6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공급부족 예측치를 낮춰왔다.


이 은행은 내년에는 27만5000t의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은 20일 현재 6672계약의 순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즉 가격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LME주간에 모이는 바이어들도 주문에 매우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LME의 최대 주주가운데 하나이자 최고의 비금속 중개업체인 석든파이낸셜(Sucden Financial)의 스티브 하드캐슬 대표는 전망했다.


중국 제조업 위축은 구리수요 감소의 직접 우원인이 될 전망이다. HSBC와 마킷이코노믹스가 지난 22일 공개한 구매자관리예비지수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업은 9월에 3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또 유로지역서비스와 제조업 생산도 2년여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마킷이코노믹스도 이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주택건설 부진도 수요둔화 요인이이다. 8월 중 미국 주택건설은 5%나 줄어 3개월 사이 최저수준으로 내려갔다고 미 상무부가 20일 밝혔다. 구리개발협회에 따르면 건설부문은 구리수요의 25%를 차지한다.


덴마크 단스케뱅크의 환율,외환 원자재 부문 대표인 로만 라스무센은 “구리가 높은 수준에 오랫동안 머물러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리스크 냄새가 난다면 뭐든 던져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서 내년 성장이 낮더라도 일부 원자재의 전망은 밝다”면서 “그렇더라도 현재의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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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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