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에는 '안톤 실루아노브' 임시 재무장관 선임

26일(현지시간) 해임된 러시아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

26일(현지시간) 해임된 러시아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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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11년 간 러시아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에 의해 경질됐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사이 권력 맞교환에 반기를 들었던 쿠드린 재무장관이 공개된 회의석상에서 대통령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이에 즉각 대통령은 사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 쿠드린 재무장관의 후임으로 러시아 정부는 안톤 실루아노브(Anton Siluanov)를 임시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앞으로 2012~2014년 의회 재정예산안을 구성하는데 재무장관 대행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쿠드린 장관은 지난 24일 푸틴 총리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권력 맞교환 '합의안'을 공식 발표하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재무장관회의에 "새 내각에는 내 자리가 없다"고 발언했다. 내년 메드베데프가 총리에 당선되면 그의 내각에서는 일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6일 대통령 산하 '경제 현대화 및 기술발전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작심한 듯 "이견이 있으면 하루 안에 사표를 내라"고 말했다. 쿠드린 장관은 이 자리에서 "푸틴 총리와 상의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고 인테르팍스, 리아노보스티 등 러시아 언론들을 이를 일제히 보도했다.


쿠드리의 '푸틴' 발언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격노했다. 그는 "(푸틴) 총리를 포함해 누구와도 상의할 수 있지만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장관의) 사표는 내가 결정한다"고 퍼부었으며 쿠드린이 제출한 사표는 이날 즉각 수리됐다.


러시아 정치기술센터 알렉세이 마카르킨 부소장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아직 레임덕에 빠지지 않았고 상황을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이 메드베데프와 푸틴의 '이중권력'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쿠드린 장관은 지난 2000년 대통령으로 취임한 푸틴이 영입한 인물로 메드베데프와 함께 푸틴의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50세의 쿠드린은 1960년 10월 12일에 태어나 러시아 레닝그라드 국영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USSR(소비에트연방공화국) 과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방크 부회장과 VTB방크 회장,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 전력 공기업인 레네네르고 회장 등 민영기업의 대표를 역임하면서 1990년 초부터 아나톨리 소브차크 전 시장(mayor), 푸틴 부시장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며 경제재무위원회 의장으로 활동을 했다.


쿠드린은 2000년부터 러시아 부총리 겸 재무장관 직무를 수행하며 11년 간 러시아 경제 성장에 크게 이바지했다. 특히 러시아 석유 및 원자재 자원 수익 상당액을 특별기금으로 남겨 2008년 경제위기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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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쿠드린 장관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갈등을 겪어왔다. 특히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01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현재보다 크게 늘리는 정책을 추진한 반면 쿠드린 장관은 정부 예산 뿐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에 추가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독일의 웰무스애셋매니지먼트의 조첸 웰무스는 "쿠드린은 원유 등 1차적인 원자재 수출에만 의존하는 '바나나 공화국'으로 일컫어지던 러시아 경제를 세계 최대의 신용국으로 탈바꿈하는데 기여한 일등공신"이라면서 "러시아가 그를 잃는다면 러시아 부채와 주식시장은 큰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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