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타고 있는 인플레이션, 금리, 원자재 가격 때문에 인도 부동산업계가 이례적인 유동성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줄자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인도 부동산 업계가 짊어지고 있는 부채 규모는 7월 현재 246억달러다. 2005년 9월 38억달러를 기록했을 당시 보다 부채 규모는 7배나 늘었다. 특히 인도 중, 소형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빚을 상환할 능력이 없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해 있다. 대형 부동산 업체들도 자금난 때문에 프로젝트를 연기하고 보유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회사 MF 글로벌의 디페쉬 소하니 애널리스트는 "인도 부동산 업계가 직면한 최악의 유동성 위기"라면서 "투자자들은 인도 부동산시장에 리스크가 너무 높다 보니 투자를 꺼리고 지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DLF의 사우라브 차울라 재무담당 이사는 "부동산업계는 지금 매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면서 "부동산 투자 수요는 주춤해 지고 있는데 자금조달에 드는 비용이 너무 높아졌다"고 하소연했다.
인도의 또 다른 부동산회사 오비트 코프는 자금난 때문에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채 마무리 하지 못하고 지난달부터 프로젝트를 넘겨받을 인수자 모색에 나서고 있다.
뭄바이 소재 에델바이스증권은 최근 조사에서 인도 부동산업계가 지난 2분기(4~6월) 순익이 20% 가까이 미끄러지는 업황 부진에 시달렸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업계 분위기가 안 좋아지자 인도 은행들도 대출을 꺼리고 있다. 7월 기준으로 인도 은행권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 비율은 3.1%를 기록해 2009년 7월 3.7% 보다 낮아졌다. 인도 증권사 앤젤 브로킹의 샤란 릴라니 부동산 담당 애널리스트는 "높은 리스크 때문에 지금 당장은 아무도 부동산 업계에 대출을 해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건설에 필요한 원자재는 가격이 안 오른 게 없을 정도여서 자금줄이 메마른 부동산업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철강재에서 부터 시멘트에 이르기까지 건설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은 올해 대부분 20% 이상 올랐다.
인도 부동산업계는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4~8월 사이 사모펀드의 인도 부동산 시장 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20.2%나 줄어든 8억3100만달러에 불과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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