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행들, 시스템의 문제", 유동성 지원으로 위기 해결 못해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 지난 주부터 유럽을 혼란에 몰아넣었던 부채 위기는 14일(현지 시각)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그리고 그리스의 파판드레우 총리가 영상회담을 갖고 “그리스가 디폴트하지 않을 것이며 유로존에서 퇴출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날 유럽의 금융시장에서는 독일의 DAX 지수가 3% 넘게 상승하고 이탈리아 국채 가격도 안정을 찾았으나, 그리스의 1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장중 한때 145%를 넘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미국의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 은행과 크레디아그리콜 은행에 대해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이제 은행권으로의 위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또 미국의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정치권의 기능장애가 경제 위기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유럽의 지도자들을 겨냥한 강력한 비판을 했다고 CNBC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오는 16,17일 이틀동안 폴란드에서 개최되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유럽에 대해 미국식의 구제금융(TARP) 방식을 채택하라고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의제들에 대한 예비 보고서에서 유럽의 부채 위기를 유동성 공급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시스템의 문제”로 규정함으로서 유럽 각국 정부의 금융권 개입 혹은, 외부 국제 기구의 개입이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스페인이 8월에 유럽중앙은행(ECB)로부터 699억2000만유로 대출받아,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7월에는 520억5000만유로를 대출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외부로부터 자금 조달 길이 막히면서 은행간 대출도 사실상 막혀 신용 경색이 심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이 통신은 전했다.
이와 함께 ECB는 달러 스왑 통해 유럽의 2개 은행에 5억7500만유로의 달러 자금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에는 BNP파리바 은행이 미국의 머니마켓펀드(MMF)로부터 자금 조달 못 받는다는 보도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제네과 크레디아그리콜의 신용등급을 한단계씩 내리고, BNP파리바는 부정적 관찰대상을 유지한다고 발표한 것으로 이날 보도했다. 특히 이번 신용등급 하향은 민간은행 보유 그리스 국채에 대한 손실율을 지난 7월 유로존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21%이 아닌, 60%로 계산한 것으로 나타나 추후 연쇄적인 신용등급 하향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무디스의 손실율을 적용할 경우, 프랑스계 은행들의 그리스 국채 관련 손실액은 200억 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같은 신용등급 하향에 대해 BNP파리바 은행은 달러 스왑을 통해 MMF 자금을 벌충 중이라고 해명하고, "2013년까지 자기자본비율 9%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또 소시에테제네랄은행도 자산매각 및 인력 감축안 발표하여 자구책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유럽계 은행들의 긴급 자금 충당 수요가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의 주식매각 및 환율 급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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