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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률의 올댓USA]미국 자동차 경주장에서 양을 키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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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개조자동차경주인 나스카(NASCAR)의 인기는 상당하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조사한 올해 가장 영향력 높은 스포츠 스타 10인 가운데 나스카 드라이버는 1위 지미 존슨을 포함해 3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스포츠비즈니스저널'의 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스포츠팬들의 충성도에서도 72%로 골프(47%), 메이저리그(38%), NFL(36%) 등을 압도했다. 특히 골수팬들이 40대 이상의 백인 상류층이라 그 인기와 영향력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남부럽지 않아 보이는 나스카지만 그곳에도 고민은 있다. 자동차경주이고 트랙을 반나절 이상 빠른 스피드로 쉼 없이 달려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휘발유를 소비한다. 1리터 당 최대 2km 밖에 안 되는 연비로 에너지 과소비에다 많은 양의 매연을 배출, 환경보호와는 거리가 먼 스포츠라고 비난받는다.
이 같은 손가락질은 자칫 나스카의 스폰서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과거 같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요즘처럼 지구 환경에 민감한 시기에는 스폰서 회사들이 따가운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나스카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 자칫 TV 중계권료 하락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나스카 팬들까지 지구 환경 보호에 소홀한 집단으로 몰릴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기에 놓인 나스카는 올해 들어 청정스포츠 이미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옥수수에서 뽑아낸 에탄올을 첨가시킨 휘발유를 사용하고 남은 유류 및 차제 재활용, 나무 심기 그리고 친환경 잔디 깎기 등 이미지 개선에 다양한 공을 들인다.

나스카에서 사용되는 휘발유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납 성분이 포함된 유연 휘발유였다. 1980년대까지 주로 사용되었고 지금은 대기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사용되지 않는 나쁜 휘발유를 2007년까지 사용했다. 최근 들어서야 무연으로 바꾼 나스카는 올해 들어서는 에탄올이 15% 가량 섞인 그린 휘발유로 바꿨다. 당장 청정 스포츠로 탈바꿈하지 못하지만 조금씩 이미지 변신에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미국에서 생산된 옥수수에서 축출한 에탄올만 사용해 에너지 수입에 따른 외화 낭비도 줄이고 있다는 칭찬까지 받는다.
나스카는 대회가 열린 뒤 쓰고 남은 휘발유와 각종 윤활유도 그냥 폐기하지 않고 재활용한다. 올해 재활용되는 각종 유류양이 85만 리터에 달한다고 한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도 고스란히 재활용을 거쳐 새 제품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노력은 경기장에서도 엿보인다. 태양광을 설치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포코노 레이스웨이는 태양을 이용한 전력 시스템을 갖춰 한 해 50만 달러가량의 에너지 비용을 아끼며 120만 리터의 휘발유를 태워야 얻을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친환경 캠페인은 나무 심기와 양들의 잔디 깎기. 나스카는 매 대회가 끝난 뒤 경기장 인근에 10그루의 큰 나무를 심어 인근 공기 정화에 힘쓰고 있으며 경기장 내 잔디 깎기도 휘발유에 의존해야 하는 기계 대신 풀을 뜯어 먹는 양에게 맡기고 있다. 아직까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위치한 인피니온 경기장에서만 양들의 잔디 깎기를 구경할 수 있지만 반응이 좋으면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청정 스포츠 이미지를 추구하려는 나스카의 이 같은 노력은 아직 시작 단계이며 가장 근본적인 레이스 차량의 연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한 발 더 나아가기 어렵다. 일본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레이스에 참가시켰어도 빠른 스피드가 목적인 특성 때문에 에너지 절감에는 분명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순 없는 일이다. 에너지 과소비라는 오명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면 갖은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스폰서가 달아나지 않으면서 수익을 올리고 팬들도 잡아두려면 그래야만 한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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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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