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우선 부모와의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손자 등 가족의 이르과 최근에 있었던 일을 잘 기억하는지 살펴본다. 운동 능력이나 성격 변화도 잘 관찰한다.
선우성 교수는 "부모가 치매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간파한다면 약물치료로 더 이상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며 "과거 언행과 지금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면밀히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침(호흡기 질환)= 심한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로 인한 감기로 기침을 할 수 있지만, 만성적으로 기침을 계속하거나 일반적인 기침 소리와 다르다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천식, 폐결핵, 폐암 등 다른 질병도 기침의 원인이 된다.
◆청력질환= 노인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가 귀가 어두워지는 것이다. 청력 감소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위급한 상황에 대한 경고 반응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소리를 이해하는 것을 어렵게 하니, 부모와 대화를 하면서 청력 상태를 확인해 본다.
대화 중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웅얼거리거나 얼버무린 것처럼 들려 자주 다시 말해달라고 하는지, 음정이 낮은 남자의 목소리를 여자 목소리보다 알아듣기 더 편해 하는지, 전화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또한 이명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귀에서 울리는 소리, 으르렁거리는 소리, 쉿쉿 대는 소리가 들리는 지도 물어본다.
청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보청기나 인공와우 등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시력 질환= 나이가 들면서 일반적으로 백내장, 녹내장과 같은 안과 질환이 쉽게 생기고, 시력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집에 있는 달력이나 시계를 이용해 간단한 시력 검사를 하고, 눈이나 시력에 불편함이 없나 확인한다. 눈 충혈이 잘되고 쉽게 침침해지는지 살펴보고, 바깥에 나가면 눈이 부시거나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지, 시야가 좁아진 것 같고 주위가 보이는 지 등을 물어본다. 이런 증상이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진다면 안과 전문의를 통해 자세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치아와 잇몸 질환= 치아의 노화는 전신의 노화보다 더 빨리 온다고 알려졌다. 치아의 노화는 치아의 상실과 풍치로 인해 더 빨리 진행되기 때문이다.
선 교수는 "치아의 노화는 결국 입가 주름이 많이 생기고 합죽해지는 얼굴 하관의 노화로 발전하게 된다"면서 "대인관계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음식물 섭취에도 지장을 주기 때문에 영양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모님이 음식물을 잘 씹는지, 치아가 흔들리고 힘이 없는지 살펴본다. 치아 사이가 너무 벌어져 있거나 잇몸이 붉게 변하고 살짝만 건드려도 아픔을 느끼는지 확인해 본다. 입냄새가 심하거나 잇몸이 볼록하게 고름이 차 있다거나 들뜬 느낌이 든다면 치료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의치를 하고 있다면 의치 때문에 혀 등에 염증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고, 매일 의치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일러둔다.
◆혈색과 체중= 이전에 봤을 때보다 혈색이 노란 빛을 띤다면 위나 간과 같은 소화기 기관의 문제를 의심해본다. 소화에 관여하는 담즙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면 혈색이 변할 수 있다. 식사는 제 때 하시는지, 잠을 푹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몸이 나른하지는 않은지, 간혹 구역질이나 구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지 추가로 여쭤본다.
선 교수는 "적정 체중이었던 부모의 몸무게가 지난 명절 때보다 현저하게 변화돼 있다면 암 등의 중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며 "몸무게가 예전보다 10% 이상 줄어드는 등 급격한 변화가 있다면 정밀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 질환= 노인들은 연골이 닳아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붓는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쪼그려 앉아 생활을 많이 하는 노인들은 무릎 관절이나 손가락관절 등에 무리가 가게 된다.
앉고 일어나거나 층계를 오르내리는데 불편함이 없는지 살펴보고, 바닥의 동전이나 연필을 집어보도록 해서 잘 잡는지 확인해보는 방법이 있다. 이 과정에서 통증이나 움직이기 힘든 증상이 보인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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