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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던 푸마..틈새시장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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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볼트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우사인 볼트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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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맨유의 라이벌 첼시 선수들이 입고있는 유니폼에 적혀 있는 글자는 'SAMSUNG'이다. 삼성은 이를 바탕으로 유럽서 83%나 급성장했다. 초당 광고 단가가 1억원을 호가한다는 미국 슈퍼볼 광고로 미국시장 점유율을 3배 이상 끌어올린 기업은 현대자동차다.
4일 막을 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눈길을 끄는 선수는 단연 우사인 볼트다. 그가 입는 선수복에서는 검은 푸마를 볼수 있다. 이렇게 기업들이 스포츠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1등 브랜드로 뛰어오르고 싶기 때문이다. 챔피온을 후원해 1등 신화를 각인시키거나 무명의 선수를 1등으로 키워내 자신의 브랜드도 세계 1등으로 만들어보려는 노림수가 숨어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관련기사 : 뛰는 볼트 나는 푸마..'마케팅 쿠데타'

코카콜라나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기업들의 1등 전략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푸마가 볼트를 키운 것처럼 비인기 종목과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선수를 위한 진정성이 마케팅 성공의 비결인 셈이다.
푸마가 그랬다. 푸마의 시작은 이 회사가 내놓는 유니폼의 디자인처럼 화려하거나 빛나지 않았다. 아디다스를 세운 루돌프 다슬러와 아돌프 다슬러 형제의 갈등으로 루돌프가 떨어져나와 설립한 회사가 지금의 푸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바로 이 점에 푸마의 동력이 숨어있다.

파산직전까지 갔던 푸마의 사활을 책임지고 1993년 CEO로 등극한 요헨 차이츠는 푸마의 전통적 한계를 직시하고 오히려 이를 발판으로 삼았다. 무명이던 테니스 선수 비너스 윌리엄스와 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를 후원하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아프리카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아프리카의 검은 이미지는 푸마의 원색적이고 컬러풀한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켰고, 강하고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은 여성들까지도 스포츠 소비계층으로 끌어들였다.

김종(사진)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푸마의 '불미스러운' 태생을 지적하면서도 '안 될 곳'과 '될 곳'을 냉정하게 구분해 과감하게 뛰어드는 전략 자체는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김 교수는 "사실 푸마가 아프리카 등으로 눈을 돌린 것은 기존의 시장에 가봐야 성공할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그렇지만 자기만의 영역에서 제품 자체보다 제품의 컬러풀하고 강렬한 이미지로 마케팅을 펼친 것은 매우 탁월한 사례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마케팅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1년 운영비가 250억원이 넘는 프로야구단과는 달리 프로배구단 운영은 40억원 정도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인기 종목을 후원해 인간 드라마를 만들어낸다면 푸마가 우사인 볼트를 키워낸 것과 같은 감동의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 스포츠 업체들은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스포츠 산업 분야에서 아직 국제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지만, 만약 일정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외연을 넓힐 때가 온다면 푸마의 사례를 참고해볼 만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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