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 앞으로 스타일 섹션(온 & 오프라인)에서는 한국의 식문화를 짊어진 젊은 셰프의 생각을 기고 받아 소개할 예정입니다. 먼저 한식에 대해 고민하는 토니유의 글로 '한식 프로젝트'에 대한 연재를 시작합니다. 그가 한식 레스토랑 셰프로서 짊어진 고민과 바로잡아야 할 요리 상식 등을 두 달에 걸쳐 재미있게 풀어줄 것이니 기대해주세요.


음식을 만든다면 응당 음식문화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요리사보다 '셰프'라는 호칭이 더 친근한 요즘. 과연 한국의 식문화는 셰프라는 호칭의 무게감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가. 바야흐로 셰프 전성시대라 할 작금, 한식 레스토랑 셰프로 살아가는 그가 셰프의 역할과 책임감에 대해 말한다.


토니 유의 한식 프로젝트 ① 셰프와 실장 사이, 한식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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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신조어가 유행하는 요즘이다. ‘셰프’라는 단어 역시 한창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가 아닐까 한다. 필자는 외국에서 셰프로 생활하다 국내에 복귀한 지 이 년이 넘었다. 그리고 그간 점차 TV를 포함한 여러 매체에서 셰프라는 단어를 듣는 빈도수가 점차 잦아지는 것을 목도했다. 사실 셰프라는 호칭은 아직까지 한식 주방에서는 어색한 단어다. 국내에서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주방장이나 요리사, 조리장, 실장 등으로 불리곤 했던 것이다. 필자의 경우 거래처나 비즈니스미팅을 할 때 '실장'으로 불리곤 한다.

국내에서의 용례에는 꽤 많은 의미가 혼합되어 있는 듯하다. 이러한 외래어는 남용되다 보면 오해의 소지도 많을 뿐더러 차후 용어 정립에 필요 이상의 품이 드는 수가 있다. 그러니 이쯤해서 '한식에서의 셰프'란 무엇인지 용어와 역할에 대해 다시금 깊이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


요즘 들어 트렌디한 한식집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하나같이 모던한 인테리어와 독창성을 내세운다. 그러나 아직까지 식재료나 조리 테크닉에 있어서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때 한식에서의 셰프란 응당 '전체적인 레스토랑의 디자인을 포함한 핵심이라 할 메뉴 등에 좀 더 다양한 시도와 실험정신으로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퓨전'이라는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전통과의 연결고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토니 유의 한식 프로젝트 ① 셰프와 실장 사이, 한식을 되돌아본다 원본보기 아이콘
한식이 보다 젊어지고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부분적으로 퓨전과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음식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부문에서 크로스오버 현상이 나타나고 있듯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것이다. 무엇보다 그에 앞서 우리 음식의 전통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고 말이다. 전통에 대한 이해 없이는 퓨전이라 한들 존재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한식의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점이 ‘표준화’다. 개인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셰프로 생활하며 느낀 점 중에 하나는 한식뿐만이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의 음식이든 ‘손맛’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서양식에서도 정확한 레시피 이외에 손맛이 필요하다. 레시피의 표준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셰프들은 한식의 손맛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맛의 차이를 줄여나가는 노력도 필요하겠다.


개인적으로 전국을 다니며 한국의 손맛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그 횟수가 많아질수록 점차 손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고, 손맛역시 표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지난번에 울릉도에서 며칠간 머물며 그곳의 식재료와 손맛에 대한 연구를 하고 돌아왔다. 그곳 울릉도에서도 셰프라고 불리니 이제는 정말 셰프의 전성시대가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한다. 셰프는 곧 책임감이라는 것을. 전통을 사랑하고 늘 새로운 도전을 하는 셰프가 많아지길 고대한다.


글_ 토니 유 한식 레스토랑 'D6' 수석 셰프

토니 유의 한식 프로젝트 ① 셰프와 실장 사이, 한식을 되돌아본다 원본보기 아이콘
토니 유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쿠아 레스토랑' 등을 거쳐 현재 청담동 한식 레스토랑 'D6'에서 총괄 셰프로 있다. 현재 2011 농림수산식품부 ‘미(米)라클 프로젝트 멘토 셰프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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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선 기자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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