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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高 바람' 타고 해외M&A 나서는 日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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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엔화 강세를 타고 일본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이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24일 일본국제협력은행(JBIC)를 통해 1000억 달러 규모의 특별기금을 조성해 기업 M&A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본 기업들은 이미 다수가 해외업체 사냥에 나선 지 오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시장조사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일본 기업들이 이미 500억달러를 해외 M&A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는 2010년에 기록한 총 340억달러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현재 일본의 해외 M&A 투자규모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1년을 기한으로 시행되는 정부의 특별기금까지 본격적으로 투여되면 올해 말까지 일본이 영국을 제치고 2위까지 올라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재무성은 24일 엔화가치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은행들의 외환거래 포지션 공개 등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외환보유고 1000억달러(약 7조7000억엔) 규모를 JBIC를 통해 기업에 융자하겠다고 밝혔다. 재무성이 보유중인 외환자금특별회계 가용액을 6개월물 리보금리에 기준해 시중금리보다 싸게 JBIC에 대출해 주고, 시중 은행들과 거래 기업들이 JBIC에 달러 융자를 신청하면 JBIC가 60~70%를 지원하고 시중은행이 나머지를 대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나 자원·에너지 확보, 즉 해외 자산 매입을 촉진함으로써 민간 엔 자금을 외화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엔화 약세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또 해외 자산이 증가하면 장기적인 기업 수익성 제고와 국부 증대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기업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주·유럽 수출비중이 큰 카메라제조사 캐논은 정부 발표에 대해 “정부의 엔고 대응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최대 원자재·에너지 무역업체 미쓰비시상사는 “해외시장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 환영했다.
하지만 이미 상반기부터 기린·아사히 등 주류업체를 비롯해 다케다제약, 도시바 등 많은 업체가 정부의 도움 없이도 엔고 덕에 해외기업 인수에 나선 상황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미 잘 하고 있는데 ’뒷북‘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캐논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항상 M&A를 모색해 왔기에 외화표시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면서 정부 융자까지 끌어다 쓸 계획은 없음을 시사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해외 M&A가 시급하지도 않지만, 필요하다고 해도 거래 은행을 통해 언제든지 자금을 빌릴 수 있는데 굳이 특별기금의 힘을 빌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편으로 정부는 해외 투자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일본 내 산업이 대거 해외로 이전하는 ‘공동화’ 현상도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면서 “M&A가 단순한 생산기지의 이전이 아닌 새로운 사업분야의 창출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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