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침체 우려..뉴욕증시 폭락·금 최고치(종합)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뉴욕 주식시장에 상승 모멘텀이 사라진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또 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다우지수는 1만1000선이 붕괴됐고 나스닥지수는 5% 넘게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고 금 값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밀렸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419.63포인트(3.68%) 하락한 1만990.58에 마감했다. S&P지수는 53.24포인트(4.46%) 내린 1140.65, 나스닥지수는 131.05포인트(5.22%) 하락한 2380.43에 마감했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6% 넘게 떨어지며 은행주가 줄줄이 급락했다. 미국 금융감독 기관이 유럽계 은행의 부실이 미국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내 유럽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유럽 주식시장에서 금융주가 고꾸라진데 이어 미국도 영향을 받았다.
HP는 우울한 실적 전망을 발표하면서 6.08% 밀렸다. HP는 이날 실적발표와 함께 PC 사업부 분사 및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 오토노미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에 '발목'=모건스탠리는 이날 미국과 유로존 경제가 침체 수준 근처에서 위험하게 맴돌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올해 3.9%, 내년 3.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전망치는 각각 4.2%, 4.5%였다.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주된 이유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실수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내년 재정 긴축에 대한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낮은 성장과 맥 빠진 자산시장의 부정적 영향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경기가 8월 예상 밖 위축을 경험하면서 주식시장에는 경제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이날 미국의 8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가 -30.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수가 0을 하회하면 제조업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7월 기록 3.2 보다 낮았으며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8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가 2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미국의 경제 침체 가능성마저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윌리엄 C.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던지며 시장 방어에 나섰다.
더들리 총재는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강연을 통해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이 주춤했지만 향후 침체로 빠지지는 않을 것이며 경제성장은 하반기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적 경제지표..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아지고 고용시장도 지지부진=경제성장은 둔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예상보다 많이 높아졌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7월 C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0.2%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의 두 배에 달했다. 7월 CPI는 전년 동기대비로는 3.6% 상승했다.
7월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이 예상 보다 높은 CPI에 영향을 미쳤다. CPI 항목별로는 에너지 물가 상승률이 2.8%를 기록해 3.5%로 집계됐던 올해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식료품 물가는 0.4% 상승했다. 육류, 유제품류, 과일, 야채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불안해 소비시장 위축 불안을 키웠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대비 9000건 늘어난 40만8000건을 기록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40만건 수준으로 늘어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었지만 예상보다 많이 증가하면서 노동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스탠더드 차터드 뉴욕 지사의 데이비드 지멘스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계속 해고되고 있다"며 "경제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확장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고용시장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안전자산 선호현상 강해=주가 폭락과 함께 안전자산 인기로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 값은 최고 기록을 썼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날 2.17%에서 이날 2.08%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장중 한때 2% 아래로 내려가 1.99%를 기록하기도 했다.
6대 주요통화 대비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5% 오른 74.180을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금 값은 1800달러를 웃돌며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28달러(1.6%) 상승한 온스당 182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 값은 한때 온스당 1832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금 값은 올해들어 28%나 상승하며 10년 연속 상승 방향을 탄 안전한 투자처로 자리매김했다.
컨트리 헷징의 스터링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유럽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주식시장의 혼란이 사람들을 금 투자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금 값이 지금 이 속도 그대로 계속 상승한다면 이달 말께는 2000달러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 안전자산인 금, 은 귀금속을 제외한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은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일대비 5.20달러 하락한 배럴당 82.3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8일 이후 일주일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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