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고배당..금융지주 입장따라 다른 목소리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금융지주사의 높은 배당성향에 대해 금융당국에서 잇따라 '고배당 자제'를 당부한 가운데 금융지주사 회장들 사이에서도 제각각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16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현재 시장상황에서 금융지주사의 고배당 추진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 데 대해 "시장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반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재래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금융은 고배당은 어렵다"며 해외진출 등 인수ㆍ합병(M&A)과 바젤 Ⅲ 등에 따른 자본확충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요구와 맥을 같이하는 셈이다.
이처럼 의견이 갈린 것은 KB금융은 외국인 지분 비중이 63.32%로 높은 데 비해 정부가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의 외국인 비중은 21.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지분 비중이 높은 금융지주사들은 외국 주주 이탈이나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수익규모에 따른 배당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자율을 강조하는 이유기도 하다. KB금융뿐 아니라 하나금융(65.57%), 신한금융(61.29%)도 외국인 지분 비중이 60%를 넘는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정부 지분이 외국인 지분 비중에 비해 두배 이상 높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 더 민감하다.
17일 금융지주사에 따르면 신한금융ㆍ우리금융ㆍKB금융ㆍ하나금융 등 4곳의 지난해 배당금(보통주 기준. 중간배당 포함)은 모두 744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이 3556억원, 우리금융 2015억원, 하나금융 1465억원, KB금융 411억원 순이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배당 규모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던 지난 2007년 배당금(3566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배당금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배당금이 806억원에 그쳤던 2009년의 두 배 수준을 넘었다. 지난해 883억원에 불과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KB금융도 순이익의 절반 가까운 돈을 배당했다.
금융지주별 배당성향은 KB금융(46.61%), 신한지주(24.62%), 우리금융 (16.86%) 등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16.25%)을 웃돌았다.
더욱이 신한금융, KB금융 등은 올 상반기에만 각각 1조8891억원과 1조57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기존 배당성향대로라면 사상 최대 배당금 지급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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