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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2008년 말 사태 재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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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 이현정 기자]여름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3년 전의 가을이 다시 찾아왔다. 유럽에서는 국채가격 폭락과 뱅크런(Bank Run)이,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서는 예금이 넘쳐(Run to Bank)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양쪽 다 주식시장은 하루 사이에 4% 이상 씩 폭락했다. 신용의 위기다. 정확히 2008년 9월에 보았던 장면의 재방송이다.

그러나 이 속편은 확대판이다. 3년 동안 16조 달러가 넘는 지급보증과 3조 달러의 직접 자금 투하에도 불구하고, 자본 시장은 다시 한번 혼돈을 겪고 있다.
4일 마감된 미국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공업지수는 4%, 나스닥은 5% 넘게 하락했다. 지난 10거래일동안 9번째의 하락이다.

유럽시장도 연초 대비 15%가 떨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은행주식한 투매로 거래가 중단됐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가격은 폭락했다. 미국에서는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이 0%를 기록했다. 이자 한 푼 못받아도 좋다는 뜻이다. 그저 현금만 보존하면 된다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다.

‘안전통화’인 스위스 프랑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효과가 고작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유로화 대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절상을 견디다 못해 하루에 120억 달러나 퍼부었는데도 하루밤을 지나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2008년이 미국 혼자만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유럽의 국채위기와 미국의 경기 침체 신호가 동시에 터져나오고 있다. 2008년의 부채 위기 때는 더 많은 신용을 공급함으로써 해결하려고 시도했다. 미국 연방은행(Fed)가 지난 3년 동안 쏟아부은 돈은 전세계은행에 대한 지급보증 16조 달러, 두차례에 걸친 양적완화를 통한 직접 자금 투하 2조 달러에 이른다.

지금도 자본시장은 신용을 고민한다. 유로존은 재정안정기금을 확충(스페인, 이탈리아까지 해결하자면 1조4000억 유로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을 논의하고, 미국에서는 또 한차례의 양적완화를 기대하며 연방은행 총재인 버냉키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2008년이 더 많은 유동성의 공급, 더 많은 신용의 공급, 더 많은 돈의 공급이 해결책이었지만 지금 ‘더 많은’ 신용과 유동성, 화폐가 문제의 발원지가 되고 있다. 주식이 폭락하기 바로 열흘 전에는 인플레이션이 모두의 골칫거리인 듯 싶었다. 오죽하면 유가 안정을 위해 세계 각국이 공조하여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까지 했다. 단 하루만에 그 유가가 전날보다 5.8%, 5.30달러 하락한 배럴당 86.6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최저치이며 낙폭은 5월 이래 최대다.

지금 전세계 자본시장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극단적인 디플레이션(신용축소) 공포를 며칠 사이로 겪고 있는 것이다. 이 격렬한 자본의 운동은 지난 수십년 동안 세계 경제 시스템을 유지해온 과잉 신용이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사회의 기초, 즉 실제 생산과 소비로 이루어진 실물경제에 맞추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금융자산의 가치가 시장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그 실물경제마저도 방향을 아래로 가리키고 있다. 21세기는 지금이 갈림길이다. 지금 단계가 과연 또 한번의 불황(double dip)인지, 아니면 2008년 시작된 대공황의 두 번째 단계인지 이제 대답해야 할 때가 왔다.



이공순 기자 cpe101@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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