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3인의 서울 수유 재래시장 나들이 행사는 소기의 '사진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노타이 차림의 세 사람이 시장 상인들과 만나 악수하고, 채소를 사고, 부침개를 맛보는 장면이 신문ㆍ방송에 큼지막하게 등장했으니 말이다. 그들이 시장을 다녀간 후 무엇이 달라질지 궁금하다.



정치인이나 관료의 시장 나들이는 처음 접하는 모습이 아니다. 어제의 경우도 '친서민 깃발'을 높이 든 당정의 합동 이벤트 성격이 강했다. 의외라면 재계의 수장 격인 전경련 회장의 동행이다.

허 회장은 전통시장의 상품권 구매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쉽고 편한 방법이다. 하지만 상생의 고민은 느껴지지 않는다. 대기업들이 할인점이나 대형 슈퍼마켓을 세울 때 재래시장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는가. 재래시장의 손님을 빼앗는 백화점 식료품 매장의 미끼상품이나 시장 상인을 옥죄는 과도한 카드 수수료는 또 어떤가.


대기업은 우체국을 참고할 만하다. 전국 225개 우체국은 전통시장과 자매결연을 맺고 5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구매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구내식당 식자재와 명절 물품을 사들일 때 인근 시장을 우선 이용하고 '전통시장 가는 날'을 지정하며 우체국 전광판을 통해 전통시장을 홍보해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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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일정 기준을 갖춘 곳을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해 자금 지원을 늘린다는 것이다.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다짐은 오래 전부터다. 사회적 기업화의 약효에 썩 믿음이 가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주차장 등 인프라를 개선하고 영업판촉 기법을 교육하는 등 보다 효과적인 지원책을 찾아봐야 한다.


전통시장의 고통은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시대적 추세의 산물이다. 그만큼 풀기 어려운 과제다. 누구의 도움에 앞서 시장의 주인인 상인들 스스로 달라져야 한다. 전국 최초의 쿠폰제 도입, 자체 택배시스템 운영,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스마트 홍보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수유 재래시장은 좋은 사례다. 이번 정ㆍ관ㆍ재계 수장 3인의 이례적인 재래시장 나들이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시장 살리기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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