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명색이 과학 칼럼니스트인 그에겐 휴대 전화가 없다고 했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민국 첫 과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신문과 잡지 등에만 글을 수백 편 실은 그다. 인간의 뇌에서부터 복제동물,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가 글에서 다루는 영역은 첨단을 넘나든다. 그런데 과학 기술의 아주 일부가 담긴 휴대 전화 하나가 없다니. 휴대 전화도 쓰지 않으며, 글은 꼭 원고지에 손으로 써야 한다는 원칙을 고집하는 그는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카이스트 겸직 교수)이다. 과학은 인생사를 다 담고 있기 때문에 과학으로 세상을 읽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 소장이 전하는 '멋진 과학'은 어떤 모습일까?
◆소설은 성장을 돕는다=고대 신화에서부터 현대 소설까지. 인류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또 이어간다. 미국 진화심리학자인 스티븐 핑거는 이와 관련해 "이야기는 집단 안에서 사회적 결속을 다지고 집단이 가진 지식을 다음 세대로 물려주는 유용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인간 문화에서 사라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멀찍이 떨어져서 보면 창의성이 높아진다=독일의 철학자인 칸트는 자기 방 창 너머로 보이는 탑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영감을 얻었고,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는 백 개비가 넘는 담배를 피우며 기분 전환을 했다고 한다. 이는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환경이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의 심리학자 라일 지아는 2009년 발표한 실험 결과에서 어떤 사물과의 거리를 멀리하면 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사물을 멀리 두고 보게 되면 좀 더 추상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옥수수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면 먹는 것으로 밖에 생각이 안되지만, 먼 거리에서 보면 땔감을 연상할 수 있게 된다. 옥수수가 에탄올의 원료가 된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는 것이다.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음식과 에너지를 한 번에 떠올린 것은 그만큼 창의적으로 생각하게 됐다는 의미다.
이인식의 멋진 과학 1,2/ 이인식 지음/ 고즈윈/ 각 1만3800원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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