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 경제대국으로까지 번지면서 프랑스가 다음 제물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가 재정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안전한 피난처(Haven states)'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고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는 유로존 채권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독일 국채(분트)와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70bp나 벌어졌다. 1997년 이후 최고치로 보통 30~40bp 격차를 보였던 것의 배로 급등한 것이다.


이같은 수익률 격차는 프랑스의 트리플A 국가진용등급을 유지하는 능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BNP파리바의 도미니크 바르벳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에서 위험을 피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느낄수가 없다"며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본이 프랑스보다 안전한 투자처인 독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제상황이 2위 프랑스보다 훨씬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독일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3%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프랑스는 2% 안팎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정건전성도 독일이 더 양호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비율은 독일이 2.3%인 반면 프랑스는 6%에 달한다.


프랑스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근 시장이 예측불가능한 상황 속에 전개되면서 어느 국가도 예외로 인정될 수 없다는 분위기도 프랑스를 압박하고 있다.


또 그리스와 이탈이아, 스페인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가 유로존 위기 전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프랑스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채권은 총 3890억유로로 독일의 1620억유로에 배가 넘는다.


에벌루션시큐리티스의 엘리자베스 아프세트 애널리스트는 "프랑스는 유로존 위기에 가장 크게 노출된 국가"라며 "투자자들은 프랑스의 위험자산을 팔기 시작했고 아무도 진입하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폴란드와 헝가리의 자국화폐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유로존 위기는 동유럽국가들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위기로 유로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안전 투자처인 스위스 프랑화 가치가 상승하자 스위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동유럽국가들의 대출금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


이번주 폴란드의 즐로티화와 헝가리의 포린트화는 스위스프랑에 대해 각각 11%와 12% 가치가 절하됐다. 특히 최근 그리스 채무위기가 이탈리아 등 주변국으로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스위스프랑 대비 즐로티와 포린트화의 가치는 이번주들어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건전한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스위스프랑 강세로 졸지에 빚더미에 몰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AD

폴란드와 헝가리는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스위스프랑에 대한 대출 규모가 상당히 높다.


폴란드가 스위스 금융권으로부터 받은 주택담보대출은 전체 주택대출의 53%인 70만건에 달한다. 헝가리도 전체 주택대출의 64%와 기업대출의 54%를 스위스 은행권에서 빌렸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