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반 취약 운용사 유상증자 잇달아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해외펀드 시장 침체로 수익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외국계 운용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수혈에 나섰다. 해외펀드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동력 발굴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이언스번스틴운용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설립 이후 적자가 꾸준히 이어져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 3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57억원으로 자본금(100억원)의 43%가 잠식된 상태다.

블랙록자산운용도 동일한 이유로 지난 3월 말 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3월 20억원의 증자를 실시했지만 2010회계연도(FY)에 15억원의 손실을 내며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블랙록자산운용 관계자는 "자본비율 유지를 위해 증자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의 3월 말 현재 자본금은 54억원을 까먹은 76억원이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역시 처지가 다르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9년 150억원의 유상증자에 이어 연초에 다시 60억원의 증자을 실시했다. 앞선 두 회사보다 재무구조는 양호하지만 FY2010에 74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이들이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취약한 국내 상품 기반에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얼라이언스번스틴과 블랙록은 국내펀드 상품이 전혀 없고 골드만삭스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343억원에 불과하다. 해외펀드 시장에만 집중하다 보니 얼라이언스번스틴과 블랙록이 월지급식과 원자재 펀드의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반면 국내 펀드 시장 공략에 더 무게를 둔 외국계 운용사들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운용사보다 더 한국적인 운용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알리안츠운용은 국내 펀드의 성장을 기반으로 중대형사로 발돋움 했다. PCA나 SEI에셋 처럼 국내 펀드 비중이 더 높은 외국계 운용사들도 해외 펀드의 부진을 국내 펀드로 만회하며 흑자를 냈다. JP모간운용도 국내 주식형펀드인 '코리아트러스트'에 올 들어서만 1조원 이상이 몰리며 흑자 전환이 확실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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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계 운용사 대표는 "판매사 개척이 어렵고 인력이나 비용 부담도 커 국내 펀드 시장 공략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해외 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국내 펀드 시장 진출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나 블랙록은 국내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상품 정착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 (상품 판매 비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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