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다. 유통업과 장마는 어떤 상관성이 있을까.
날이 궂으면 사람들이 집 밖을 덜 나가니 백화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은 매출이 줄고,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 같은 온라인 쪽은 상대적으로 매출이 오른다.
그러고 보니 우산장수 아들과 짚신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고민을 토로한 우화가 생각난다. 하지만 오늘날 그런 고민을 하는 어머니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한 매장에서 우산과 짚신 모두를 팔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산과 짚신의 품질과 가격이고 기능과 디자인이며 매장 인테리어와 판매 직원의 고객 응대와 서비스다. 그리고 이 모든 고민의 정점에는 소비자, 고객이 있다.
그래서 '고객은 왕'이라거나 '고객은 무조건 옳다'면서 기업은 물론 지자체나 공공단체, 비정부기구(NGO), 국가에 이르기까지 고객 만족은 모든 분야에서 폭넓게 추진되고 있는 지상과제가 되었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고객이고 고객이 없으면 기업도 생존도 없는 시대에 고객만족은 과연 어려운 과제인가. 물론 쉽지 않은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소비자가 원하는 그것을 제공하면 된다.
'나는 가수다'라는 TV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고 있다. 높은 시청률과 출연 가수들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 출연 곡에 대한 음원시장의 뜨거운 판매 기록은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찬반 양론과 방송 초기의 문제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은 '나는 시청자다' '나는 주부다' 등 수많은 패러디와 광고 마케팅 소재로 활용되고 있고, 경쟁 방송사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프로그램의 성공 요인은 시청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잘 짚어 재미있게 내보낸 것이 그 첫 번째 이유라고 생각한다. 가창력보다는 외모, 음악적 내용보다는 춤과 의상을 전면에 내세운 아이돌그룹의 홍수 속에서 가수는 기본적으로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분명한 명제와 음악 소비자의 요구를 적확히 수용했기 때문이다.
한류를 이끈 우리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전 제작 시스템을 도입하여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여유 있게 촬영하고, 꼼꼼한 편집과 제작을 마친 뒤 방영한 드라마와 다음 주에 방영할 내용인데 촬영 하루 이틀 전에 대본이 나오거나 심지어는 촬영 당일 팩스로 전해지기도 하는, 급하고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제작되는 드라마 중 어떤 드라마가 더 성공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사전 제작을 한 드라마 중 성공한 드라마는 거의 없다고 한다.
후자의 경우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오는 다양한 의견을 그때그때 참고하고, 드라마에 적절히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제작보다 훨씬 높은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고객이 원하는 그것을 제공하는 것이 고객 만족을 실현하는 처음이자 끝인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을 제공한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하다.
1만원짜리를 어떻게 1만5000원에 팔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는 지났다. 1만원짜리를 어떻게 하면 2만원 이상의 가치와 만족을 느끼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고객의 입장에서 성찰해야 한다.
도상철 NS홈쇼핑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