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유동성 관리, 정부 아닌 금융기관이 주도해야"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카이스트 금융공학연구센터 주최 심포지엄서 주제발표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외화유동성 관리를 정부가 아닌 민간 금융기관이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외환 부족 시 외환당국의 외환보유고에 의존하지 않고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금융공학연구센터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외환시스템의 중장기 발전 방안' 심포지엄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외환보유액 개념을 단순히 정부 외환보유고에 국한하지 않고 금융기관 자체 외환보유액을 더해 국민경제 전체의 대외안전망 개념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정부 주도의 수동적 외환위험관리 체제 하에서는 외환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외환보유고를 통한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대외자산 중 국가의 외환보유고가 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외의 대외안정망은 미흡한 실정"이라며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한 민간부문의 대외자산을 늘려 대외안정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규모가 급증하면서 해외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국민연금이 제2의 외환보유고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외자산에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의 역할을 외환시장의 최초대출자가 아닌 최종대출자로 한정하고 대출 시에도 범칙금리(Penalty rate)를 적용해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나아가 정부의 외환보유액을 한반도 안보위험(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처할 수 있는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기관들도 독자적이고 실효성 있는 위험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급격한 자본유출에 따른 위험에 일차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외국환 금융기관들은 무엇보다 국제업무 수행역량을 강화해애 하고 정부도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의 높은 무역의존도를 감안해 무역금융 및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원개발 등을 원활히 지원할 수 있는 투자기법 및 자금조달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정부의 해외원조투자(ODI) 시 현지 금융인프라 사업 등에 국내 금융기관을 참여시켜 글로벌화의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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