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여야 정치권을 향해 "즉흥적 포퓰리즘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난하자 한나라당에서 "더 나쁜 것은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시장 마키아벨리즘"이니 "자기 기업만을 위하는 이기적 태도"니 하는 재계에 대한 반박이 쏟아져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한진중공업 노사갈등에 관한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포퓰리즘적 행태의 연장선"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여야가 오는 29일로 예정된 대ㆍ중소기업 상생에 관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공청회에 허 회장을 포함해 경제5단체장 모두를 출석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재계는 "실무자나 보내겠다"며 일축하는 태도를 취했다.
정치권의 행태도 볼썽사납다. 국회는 필요하면 경제단체 대표를 불러 '청문'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충분한 필요성도 없이 경제5단체장을 한꺼번에 강제로 국회 청문회에 출석시키겠다고 한 것은 지나쳤다. 그런 식의 '본때 보이기' 내지 '위엄 세우기'에 감동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 정치권은 재계의 무례함을 탓하기에 앞서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킨 점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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