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플랜트 사업부(육상 플랜트)의 올 5월말 기준 수주액은 7억6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32.2% 증가한 수치로, 이 가운데 발전용 보일러 수주액은 2억6500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실적보다 60% 이상 늘어났다. 올 들어 건설ㆍ기계 업체들이 플랜트 사업에 신규 진출하면서 수주고를 올리기 위한 저가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얻은 값진 성과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1999년 대기업의 구조조정 정책 및 공기업이었던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살리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발전설비 일원화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국내에서 발전설비 사업을 10년간 할 수 없는 겸업금지 조치를 받았다.
두산에너빌리티 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산업용 보일러만 생산ㆍ판매만 할 수 있었으며, 시장 규모가 훨씬 큰 발전용 보일러는 해외시장에서만 공사가 가능했다. 문제는 플랜트 사업은 실력보다는 공사 경험을 더 쳐주기 때문에 해외사업에 참여하려면 자국내 공사 실적이 없으면 수주전에서 매우 불리하다는 것이다. 국내사업을 못한다는 것은 사실상 사업을 하지마라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
수주한 제품중 150MW급 보일러 3기는 SK건설이 건설중인 터키 남부 투판벨리 발전소에 공급하는데, 회사가 수출한 제품 가운데 가장 용량이 크다. 100MW급 1기는 김천 집단에너지 시설에 공급하는데 국내에 건설되는 발전소에 공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두산중공업이 주도하고 있는 발전용 보일러 시장에서도 경쟁 체제를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3월 일본 대지진ㆍ원전 사태후 화석연료 발전소 건설이 늘고 있는 점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화석연료 발전소 건설이 늘고 있어 발전소 시설에 들어갈 보일러 제품 수요도 당분간 호황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연말까지 연이은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