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때에···" 자문형신탁 고전
조정장 영향···야심찬 출발에 비해 저조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솔직히 자문형신탁에 관심 없습니다. 시장 상황이 이런데 투자 권유나 제대로 할 수 있겠어요?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민은행 강남지역에 있는 한 PB센터 팀장의 푸념이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투자자문사와 연계해 고객의 자금을 신탁받아 운용하는 자문형신탁의 수익률도 저조한 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야심차게 출시했던 자문형신탁 실적은 기대 이하다.
지난 1일부터 15일 현재까지 팔린 금액은 160억원 정도. 이는 삼성증권이 지난 2009년 랩어카운트를 처음 판매했을 때 하루 팔린 금액(300억원)보다 절반 정도 적은 액수다.
시장에서는 국민은행이 최대 지점망을 가진 은행인데다 랩에 대한 홍보가 충분히 돼 있는 상태에서 나온 실적치고는 생각보다 저조하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은 현재 전국 1141개 영업점을 가지고 있으며 PB센터는 총 23개로 이중 서울에만 15개가 영업중이다.
강남지역 PB센터의 한 팀장은 "시장이 순환매가 너무 빨리 돌고 압축포트폴리오도 많지 않다"며 "신규고객에게 상품 라인업 중 하나로 안내는 하고 있지만 권유는 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민은행 신탁부 한 관계자는 "지금 시장상황에서 이 정도면 많이 팔린 것으로 생각한다"며 "상승기조를 타면 올라갈 것으로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같은 날 8개 자문사와 연계해 자문형신탁을 판매한 외환은행은 정확한 판매금액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예상보다는 부진하다고 인정했다. 다만, 대기자금이 많이 있어 시장이 안정되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외환은행의 한 WM센터 팀장은 "지금 증시 조정에 따라 상황을 보고 있지만 대기자금이 꽤 있어 일임형신탁과 함께 자문형신탁에도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타이밍상의 문제일 뿐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은 시중에서 우려하고 있는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지나친 기우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직원들이 일반 공모펀드와는 차원이 다른 상품이기 때문에 부담을 가지고 고지할 것은 다 하고 판매하고 있어 불완전 판매에 대한 염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