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시장 "정부, 인천을 쉽게 보지 마라"

인천만 조력발전사업 반대 입장 공개적으로 밝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송영길 인천시장이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송 시장은 16일 오후 인천시청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천혜의 생태계 보고인 인천ㆍ강화 갯벌이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 보다 세계 5대 갯벌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시장은 우선 "인천만 조력발전 건설과 관련해 지역내 갈등ㆍ대립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이야기를 꺼낸 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보급 과정에서 일방적 정책 추진으로 인해 지역 주민의 의사가 무시되고 자연생태계에 심각한 훼손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송 시장은 이어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조력발전은 실익에 비해 환경피해 등 손실이 더 크다고 문제제기했으며 다른 대안을 찾으라고 건의했었다"며 "정부가 2003년엔 세계 5대 갯벌인 강화ㆍ인천의 갯벌을 람사르협약에 등록하는 등 보호하겠다고 했다가 인천만 조력을 위해 기존 입장을 포기하는 당황스러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17km에 달하는 방조제를 건설하고 바닷물의 흐름에 영향을 끼치는 조력발전 건설은 환경을 파괴하는 또 다른 화석에너지 생산과 다를 바 없다"며 "인천만 조력발전은 부적절하며 정부는 해양에너지를 활용하는 최선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시장은 특히 "국외에서도 대부분의 조력발전소가 아직까지 후속 사업을 추진한 사례가 없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며 "(정부가) 사업 내용을 과대포장하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지역 사회의 갈등을 조장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송 시장은 이밖에 지역 발전을 원하는 강화도 주민들을 위해 인천만 조력발전소 대신 영종도-강화도간 연륙교 개설을 적극 추진하고 현재 조성 중인 강화산업단지 사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정부의 강행 방침에 대해선 "정부 내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안다. 이번 기자회견은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만 조력발전 사업은 국토해양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GS건설과 손잡고 추진 중인 세계최대 조력발전사업이다.

3조9000여억원을 투입해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오는 2017년 6월 준공할 계획이다.

연간 24억1000만kWh의 전기를 생산해 연간 354만배럴 원유수입 대체효과와 101만ｔ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고, 인천시 가정용 전력 소모량의 60%를 감당하도록 설계된다.

강화도 남부와 옹진군 장봉도, 용유도, 삼목도 및 영종도로 둘러싸인 해역 157.45㎢에 설비용량 132만kW급으로 건설하게 된다. 방조제 길이 18.3km로, 3만kW급 발전기 44기를 설치된다. 8조3800억원의 경제 효과, 6만4000명의 고용효과가 전망됐었다.


김봉수 기자 b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