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특허 전쟁서 애플 눌러···삼성 영향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애플과 특허 전쟁을 벌였던 노키아가 2년만에 승리의 달콤한 과실을 맛봤다. 양사의 싸움은 일단락됐지만 애플은 삼성전자와도 특허 침해 문제로 송사에 휘말려 있어 이번 결과가 향후 삼성과 애플의 특허 논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노키아는 지난 2년간 애플과 46건의 특허를 놓고 분쟁을 겪었지만 애플이 노키아에 특허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하면서 갈등을 마무리지었다. 당초 양사는 쌍방 제소에 나섰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특허 전쟁은 2009년 10월 노키아가 아이폰이 GSM, UMTS, 와이파이 등과 관련된 자사의 무선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하자 노키아는 지난 3월 다시 휴대폰, 태블릿PC, 컴퓨터 등 전 분야에 걸쳐 애플을 재차 제소했다.
애플도 즉각 반발해 노키아를 맞고소했지만 결국 상대방의 손에 7~9억달러에 이르는 특허 사용료를 쥐어주며 꼬리를 내렸다.
양사는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애플은 이번 합의로 사실상 노키아의 통신 기술 특허 침해를 인정한 셈이 됐다.
아이폰의 차별적인 기능은 특허 사용료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 '챙길 건 챙겼다'는 게 애플의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한 발 물러났다는 모양새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패배로 애플이 노키아와 마찬가지로 특허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4월 애플이 디자인 등 특허 침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자 한국, 미국, 독일, 일본 법원 등에 애플을 통신 특허 침해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애플의 통신 특허 침해를 문제삼았던 노키아의 승리는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특허 등록 건수에서도 IBM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삼성의 기술을 이용하지 않고 제품을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결국 애플로서는 삼성전자가 디자인을 베꼈다며 소송에 나섰지만 노키아 앞에서 꼬리를 내렸듯 오히려 역풍만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혹 떼려다가 혹만 하나 더 붙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여파를 몰고 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아이폰을 상대로 특허 전쟁을 선포한 뒤 승리를 거둔 노키아가 이번에는 안드로이드폰 진영으로 화살을 겨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IT 전문 컨설팅업체 에덜 그룹의 롭 에덜 애널리스트는 "노키아가 전략적 동맹을 맺은 MS의 지원을 등에 업고 애플과 함께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법적 공세에 나설 수도 있다"면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방식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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