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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K] 유준수-고무열, 두 신인들의 치열한 '탄생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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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K] 유준수-고무열, 두 신인들의 치열한 '탄생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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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부화 직전의 알을 지켜보는 마음은 조마조마하다.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 차 더 이상 버틸수 없을 듯한데도 껍질은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 어미새가 부리질로 도와주기도 하지만 결국엔 스스로의 힘으로 뚫고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바깥 세상의 빛을 견뎌낼 자생력을 증명할 수 있다.

올 시즌 K리그에 데뷔한 공격수 고무열(포항)과 유준수(인천)도 그런 탄생통(誕生痛)을 앓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고무열은 포항 유스팀 포철공고 출신의 차세대 공격수. 185cm 78kg의 당당한 체격, 유연한 몸놀림과 감각적인 볼터치는 물론 영리함까지 갖췄다. 황선홍 포항 감독의 18번을 물려받을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주변 동료를 활용할 줄 아는 플레이는 현역시절 황 감독과 닮아있기까지 하다.

아직 상대 수비를 제압하는 힘과 결정력이 부족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슈바-모따-아사모아 외국인 공격수 3인방과의 경쟁이 쉽진 않지만 컵대회 선발 혹은 정규리그 교체 출장으로 기회를 잡아왔다. 지난 어린이날 인천전에선 마수걸이 골까지 터뜨렸다.

특히 황 감독은 지난 주말 서울과의 원정경기에 고무열을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했다. '디펜딩 챔피언'과의 라이벌전이란 점을 감안하면 일종의 모험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신념은 확고했다. "이제 터져줄 때가 됐다"는 것.
실제로 고무열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며 여러 차례 좋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제공권이나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도 좋았고, 빈 공간을 향해 들어가는 움직임도 좋았다. 다만 마무리가 문제였다. 문전 앞 슈팅이 번번이 골문을 벗어났다. 특히 경기 시작과 함께 연달아 세 차례 결정적 기회를 놓친 것은 치명적이었다. 아쉬움과 만족감이 교차하는 결과였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에 대해 "볼터치가 섬세하고 순간적인 움직임이 좋은 공격수다. 전반 득점 기회를 놓치며 흔들릴 줄 알았는데 90분간 똑같은 페이스 유지한 점은 앞으로의 활용가치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호평했다. 동시에 "다만 아직 큰 경기 경험이 미숙했던 것 같다"는 따끔한 지적도 덧붙였다.

유준수 역시 '제2의 유병수'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인천의 유망주. 지난해 전국대학선수권에서 고려대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184cm 80kg의 체격조건은 물론 유연한 몸놀림과 빼어난 기술까지 갖췄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전체 1순위로 지명될 만큼 허정무 인천 감독의 신뢰도 크다.

아직까지 드러난 기록은 실망스럽다. 최근 유병수의 무릎 부상 이탈로 기회는 꾸준히 잡고 있다. 정규리그와 리그컵 등 13경기에 출장했고 풀타임도 세 차례 소화했다. 그럼에도 득점수는 아직 '0'. 11일 전남전에서도 선발 출전했지만 한 개의 슈팅만을 기록한 채 후반 27분 교체됐다.

허 감독은 그를 '어린아이가 음식을 먹다 체한 상태'로 비유했던 바 있다. 어딘가 막힌 곳을 뚫고 나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는 것. 같은 맥락에서 격려도 보냈다. 그는 "심적 부담을 털어내는 계기를 잡아야 한다. 본인 스스로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그걸 잡는 선수도 있고 더딘 선수도 있다. 현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침체는 오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지난 주말 포항과 인천은 나란히 무승부를 거뒀다. 결과론적 얘기지만 기대했던 유망주 공격수의 '한 방'이 터져줬다면 승점 3점을 챙기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아쉬움도 있지만 그만큼 기대감도 크다. 젊은 선수, 특히 공격수에겐 흐름이 중요하다. 한번 기세가 오르면 자신감과 재능이 시너지를 발휘해 엄청난 폭발력으로 이어진다. 2008년의 이승렬(서울), 2009년 유병수가 그랬고 지난해 지동원(전남)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고무열과 유준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규리그 마수걸이 골. 이들의 발끝에 언제쯤 불이 붙게 될까. 새로운 신예 공격수의 탄생통을 참을성 있게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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