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으로 하나되는 지역과 학교.. 영월의 기적<하>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검은 탄광도시에서 녹색 친환경도시로 변신 중인 영월에서는 도시와 함께 학교도 진화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과'와 '친환경건설과'를 신설해 외지로부터 학생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영월공업고등학교(교장 최명순)의 이야기다.
학생 수가 18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전성기를 누리던 70년대, 영월공고에서 제일 잘 나가던 학과는 '광산과'였다. 하지만 90년대 초 폐광된 이후 광산과는 역사 속에 묻혔고, 학생 수는 3분의 1 수준인 60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영월공고가 선택한 것은 '녹색'이었다. 과감하게 21세기의 뜨는 산업인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건설' 분야로 눈을 돌렸다. 신재생에너지과는 부산의 에너지과학고등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개설할 만큼 발 빠르게 움직였다.
26일 찾은 학교 안 연못에는 작은 물레방아처럼 생긴 소수력 발전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었다. 박근덕 연구부장 교사는 "큰 전력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수시로 전력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수력 발전소뿐만 아니라 해를 따라 움직이는 추적식 태양광 발전판과 태양광 가로등, 풍력발전기 등도 눈에 띄었다. 교내에 설치된 이러한 설비들은 신재생에너지과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된다.
박 교사는 "2009년 7월 신재생에너지과가 신설되면서 지역사회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며 "실험실을 새로 정비하는 데만 8억 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0년 친환경건설과를 신설하고, 특성화고로 지정되면서 전국단위에서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게 되자 기숙사를 증축하는 데도 3억 원을 투자했다.
외지에서 오는 학생들을 위해 파격적인 혜택도 내걸었다. 외지에서 온 학생들은 기숙사비가 전액 무료다. '영월군 인구증가를 위한 지원' 조례에 따라 연간 기숙사 비용의 30%에 해당하는 60만원이 지원되고, 자치행정과에서 50%, 그리고 학교 교직원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장학금에서 20%를 지원해 공짜로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다.
미래의 뜨는 산업에 대한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잡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자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올해 신입생모집에서는 경기도 10개 학교에서 19명, 충청북도 4개 학교에서 4명, 강원도 원주ㆍ춘천 지역 등에서 지원자들이 몰려 모집정원 100명보다 많은 113명이 지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최종 합격한 111명 중 영월지역에서 진학한 학생은 48명으로, 신입생의 50%이상이 외지에서 온 학생들로 채워졌다.
영월공고가 내세운 '녹색'이라는 키워드는 친환경 에너지 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영월군의 발전전략과도 맞아떨어졌다. 박선규 군수는 "영월이 신재생에너지의 대표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3700억 원을 투자해 연매출 530억 원이 예상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50MW급 태양광 발전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단계적으로 연구 개발단지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클러스터를 만들어 주민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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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공고에서는 미래의 연구개발 단지와 발전 단지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을 지금부터 키워내겠다는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과 맞물려 지역에서 필요한 인재를 지역에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최명순 교장은 "첨단 의료 복합단지를 목표로 한 원주는 원주의료고에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처럼, 친환경 에너지 도시를 목표로 한 영월의 인재는 영월공고에서 길러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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