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90년대 초 광산이 문을 닫자 활기를 잃어버린 도시 영월. 지역경제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12만 명에 달하던 인구도 계속 줄어들어 이제 4만 명 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사람들이 왜 자꾸 영월을 등지고 떠나는 것일까?"
영월군은 2007년부터 5년째 해마다 30~40억원을 교육예산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는 "교육을 살리겠다고 결심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이 학부모와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다닌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고충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해결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려 했던 것이다. 농사짓는 학부모들은 "학원도 보낼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기댈 곳은 학교뿐"이라고 호소했고, 교사들은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달라"고 제 목소리를 냈다.
그 때부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기숙사 건설, 급식비와 교통비 지원 등 학부모들이 학교에만 보내도 자녀교육에 대해 안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로 교육여건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니 교사들도 자연스레 더 열심히 가르치기 시작했다. 박 군수는 "열악한 지역여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심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0리 길을 통학하는 아이들이 무료로 택시를 탈 수 있도록 지원해야 밤 9시까지 학교에서 공부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올해 영월군 안에 위치한 영월고, 석정여고, 영월공고, 주천고 등 4개 고교의 기숙사로 총 147명의 외지 학생들이 전입했다. 영월군은 '인구증가를 위한 지원 조례'에 따라 전입해온 학생들에게 연 60만원씩의 기숙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영월군의 인구가 감소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몰려와 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박 군수는 "광산이 문을 닫은 후 도시 전체가 활기를 잃었지만, 요즘은 아이들의 밝은 표정에서 전 군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폐광 전까지만 해도 일자리가 넘치고, 경제적으로도 윤택했던 영월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교육의 기적을 통해 다시 시작할 용기와 자신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영월=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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