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중견가구업체 보루네오의 정성균 대표는 최근 사내 경비직원을 뽑는 과정에서 40대 후반 남성을 직접 인터뷰했다. 바로 직전까지 현직에서 경찰 중간간부로 일하던 인물이라 정 대표도 흠칫 놀랐다. 그는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에서 은퇴한 사람들이 마땅히 일할 곳이 없어 경제적으로나 심정적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올초까지만 해도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20개 정도 매장을 더 내려던 그는 아예 은퇴한 직장인 50명을 뽑아 대리점 운영을 맡기는 방식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창업 전 본사에서 2개월 가량 집합교육을 해 가구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기존까지 보루네오 대리점이 70개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배 가까이 매장수를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정 대표는 "기존까지 가구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사람을 중심으로 선정해 본사에서 판매와 관련한 교육은 물론 보증금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며 "각 대리점마다 청년 한명씩만 고용한다고 해도 100명 정도 새 고용창출 효과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대리점마다 처음 제품을 갖출 때 필요한 담보금 5000만원 정도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정 대표는 "전국 각지에 매장을 내기 적합한 50곳을 이미 선정했으며 금융기관 협조도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이처럼 '손해'보는 장사를 하는 건 개인적인 경험과도 맞물려 있다. 젊은 시절 몸담고 있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어쩔 수 없이 쉬어야만 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당장 어느 정도의 돈은 들겠지만 대리점이 늘어난 만큼 회사를 더 알릴 수단이 많아진데다 새로 대리점을 맡은 점주들이 오히려 더 적극 일한다면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라며 "이른 나이에 은퇴한 사람들의 열정은 어디 가도 구하기 힘든 자산"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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