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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필 신임 장관 "구직자의 눈으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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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이채필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이 31일 "구직자의 눈으로 바라보자"며 "근로자와 기업의 마음을 느껴야 한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이날 3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취임하는 자리에서 "고용노동 정책이 처한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서 "‘부족한 일자리’와 ‘근로빈곤’이라는 풀기 어려운 과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일자리를 더하는 노동시장, 일자리를 더하는 노사관계 등 두 가지 중점 과제를 제시했다.

'일자리를 더하는 노동시장'을 언급하면서 그는 '국민, 현장, 일자리'의 관점에서 섬세하게 다듬겠다"면서 "청년, 여성, 장애인, 고령자 등 취업이 어려운 계층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일자리 창출 계획도 내놓았다. 새로운 성장동력 분야, 선진 서비스산업 등 괜찮은 일자리에 맞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다 창업과 창직, 사회적 기업,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등 ‘일과 학업, 가정, 노후, 건강을 같이 돌볼 수 있는 일자리’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고용안전망을 세심하게 다지겠다는 복안도 내놓았다.

이 장관은 "직업능력개발과 고용서비스는 국민과 산업현장의 수요를 중심으로 개편해 공공과 민간 간 분업과 협업을 통해 효율을 높이겠다"며 "고용노동정책이 경제, 산업, 재정, 교육, 복지 등 정부 전체의 정책과 아울러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범정부적 팀워크도 튼튼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자리를 더하는 노사관계’를 언급하며 "노사관계가 레드오션이 아니라 일터 혁신으로 일자리의 양과 질을 늘리고 개선하는 블루오션이 돼야한다"며 "노사의 사회적 책임 확산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근로시간면제와 복수노조 제도는 법치와 자치의 노사관계가 뿌리내리는 토양"이라며 "근로시간면제제도가 제자리를 잡고, 복수노조제도가 연착륙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채필 장관은 경남 울산 출생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영남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를 마쳤다. 행정고시 25회로 노동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노사정책과장, 산업안전국장, 직업능력개발국장, 노사협력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노사정책실장, 차관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도 전국의 일터에서 땀 흘려 일하는 근로자, 일거리를 키우고 일자리를 늘리는 경영자,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구직자, 그리고 고용노동부와 산하기관의 사랑하는 고용노동가족 여러분!

우리는 힘들었던 글로벌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고 있습니다. 안팎의 어려움 속에서도 온 힘을 다해 일해 주신 국민 여러분이 계셨기에 가능했습니다. 마음 깊이 우러나오는 감사를 드립니다.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늘리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 오신 고용노동부 초대 임태희 장관님, 전임 박재완 장관님과 우리 고용노동가족들의 헌신과 노고 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30년 가까이 고용노동부에서 많은 일을 했지만 막상 장관직을 맡게 되니 책임의 중압감으로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고용노동정책이 처한 지금의 상황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복잡하게 얽혀 있고, 답을 쉽사리 찾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경제가 성장해도 예전처럼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빈 일자리는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분들도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 진학률,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지구상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새롭게 일하고 싶은 청년, 다시 일하고 싶은 여성, 더 오래 일하고 싶은 베이비부머를 비롯한 고령자들이 겪는 일자리 어려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을 해도 가난은 계속되고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한, 일할 의욕을 고취하기보다 복지의 그늘에 안주하게 하는 제도적 모순도 남아 있습니다.

노사관계는 법과 원칙의 테두리 내에서 노사가 자율적으로 풀어 나가는 ‘법치’와 ‘자치’의 원칙이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생과 협력의 측면에서 보면 아직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도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영세사업장에는 기본적 근로조건도 보호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아직 많습니다.

존경하는 구직자, 근로자와 기업인 여러분!

국민 여러분이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게 바라는 것은 일자리일 것입니다. 성장과 복지도 결국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일을 통해 더 잘살기 위함입니다.

일을 통해 국민 여러분이 자긍심과 행복을 갖게 되고, 일을 통해 따뜻한 공정사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크게 두 가지에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첫째, '일자리를 더하는 노동시장'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지난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일자리 현장 지원단’에서 많은 애로사항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해묵은 규제, 다양한 불편사항 등 미처 몰랐던 점들이 많았습니다.

고용노동정책과 여러 부처의 정책들을 '국민, 현장, 일자리'의 관점에서 섬세하게 다듬고, 과감하게 고치겠습니다.

청년, 여성, 장애인, 고령자 등 취업이 어려운 계층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겠습니다. 일을 통한 복지, 성장 잠재력의 확충이라는 측면에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새로운 성장동력 분야, 선진 서비스산업 등 괜찮은 일자리에 맞는 인재를 키우겠습니다. 창업과 창직, 사회적 기업,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등 ‘일과 학업, 가정, 노후, 건강을 같이 돌볼 수 있는 일자리’도 늘리겠습니다.

일자리를 갖지 못하거나 잠시 일자리를 잃은 분들이 더 나은 ‘내 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고용안전망을 세심하게 다지겠습니다.

직업능력개발과 고용서비스는 국민과 산업현장의 수요를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공공과 민간 간 분업과 협업을 통해 효율을 높이겠습니다.

고용노동정책이 경제, 산업, 재정, 교육, 복지 등 정부 전체의 정책과 아울러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범정부적 팀워크도 튼튼히 하겠습니다.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내수를 더욱 진작하여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하는 국정기조에 부합하는 만큼, 고용노동부장관이면서 국무위원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습니다.

자치단체, 업종과의 네트워크를 내실화하여 일자리 문제의 대안을 '중앙-지방-민간'이 함께 찾는 ‘일자리 협업’의 국가적 틀도 단단히 하겠습니다.

정부와 민간, 중앙과 지방, 부처와 부서 사이사이에 칸막이를 허물되, 씨줄과 날줄을 엮듯이 촘촘하게 일자리 정책을 짜겠습니다.

둘째, '일자리를 더하는 노사관계'로의 발전입니다.

노사가 생각을 함께 나누면 일자리가 더해집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힘을 보태는 ‘나눔과 더함’의 슬기가 노사 모두에게 절실합니다.

노사가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근로시간 줄이기와 숨은 일자리 찾기, 교육·훈련을 연계하는 ‘일터 혁신’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합니다.

노사관계가 레드오션이 아니라, ‘일터 혁신’으로 일자리의 양과 질을 늘리고 개선하는 블루오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대기업과 정규직 노사는 협력업체, 비정규직, 지역사회의 도움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주위의 동료나 이웃과 함께 하는 노사의 사회적 책임 확산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근로시간면제와 복수노조 제도는 ‘법치’와 ‘자치’의 노사관계가 뿌리내리는 토양입니다. 근로시간면제제도가 제자리를 잡고, 복수노조제도가 연착륙되도록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근로자의 노동권은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으로 존중되어야 하며, ‘국민의 일할 수 있는 권리’ 차원에서 그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어야 합니다. 옛날 공룡의 시대가 변화했듯 어제의 강자가 오늘의 약자로 되고, 오늘의 패자가 내일의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노사관계도 강자생존이 아니라 적자생존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서로 진정성을 가지고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한다면 노동권도 상생의 방향으로 진전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고용노동가족 여러분!

저는 평소 사회 있는 곳에 문제 있고, 문제 있는 곳에 대안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여건이 힘들어도 피하지 않고, 누가 시키기 전에 스스로 찾아서 해결해 왔습니다. 상식과 합리를 바탕으로, 원칙을 지키고 폐단을 시정하며, 어렵지만 대안을 찾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청문과정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사물을 바라볼 때,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는 ‘보고 싶은 대로 보려는 경향’이 얼마나 강한지 재확인하였습니다. 그럴수록 잘 안보이지만 실재하는 본질을 재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부족한 일자리’와 ‘근로빈곤’이라는 풀기 어려운 과제가 주어져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고, 또 동시에 두 가지 해법을 찾아야 하는 난해한 방정식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그 해법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즉 지킬 것은 지키고, 고칠 것은 고치고, 키울 것은 키우고, 버릴 것은 버리는데 있습니다.

원칙은 지켜야 합니다. 한겨울을 나는 裸木이 있었기에 봄이 오면 새싹이 돋습니다. 어렵더라도 원칙을 지켜야 소중한 가치가 싹트고 자라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잘못은 고쳐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을 지금이라도 고치지 않으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관행과 습관이라는 이유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면 미래는 또 다른 과거일 뿐입니다. 문제의 본말을 직시하면서 근원을 내다보는 ‘현미경적 시각’과 ‘망원경적 시각’을 겸비해야 합니다.

지혜는 키워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뛰어나지 않습니다. 노와 사, 국민과 함께 현장의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면 ‘실사구시의 해법’과 ‘상생의 묘약’을 반드시 찾을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일은 버려야 합니다. 버려야 채울 수 있습니다. 각자 나부터 할 일을 제대로 하는 ‘일 잘하는 고용노동부’로 가꾸어 나갑시다.

여러분과 저는 한 길을 가는 벗이자, 희노애락을 같이 하는 가족입니다. 물처럼 한결같고, 바위처럼 든든하며, 소나무처럼 늘 푸릅니다. 대나무처럼 올곧으면서, 달처럼 정겹습니다. 서로 믿고, 의지하고, 도우면서,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따뜻한 고용노동부’를 만들겠습니다.

손에 흙 묻히지 않고 농사를 지을 수 없듯이 저부터 귀 기울여 듣고, 가슴으로 고민하겠습니다. 정책의 최종수요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행동하고,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땀 흘려 일하는 분들을 위해’, 또 ‘그 분들 덕분’에 존재합니다.

이 순간부터 구직자의 눈으로 봅시다. 근로자와 기업의 마음을 느낍시다. 노사정이 뜻을 모읍시다. ‘내 일’을 위한 아름다운 동행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습니다.

온 국민이 보람 있는 ‘내 일’을 갖고, 모든 직장에서 노사가 힘을 모으는 ‘우리 일터’가 되도록 일자리를 위한 한마음으로 一心專力합시다.

감사합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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