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에 중동 특수가 다시 열리고 있다. 민주화 시위 등으로 위축됐던 중동지역 건설 시장에 최근 들어 발주 물량이 급증하는 등 큰 장이 형성되고 있어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가 중동 특수를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 시장에서 수주한 공사 금액은 188억 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28억 달러) 보다 43% 정도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수주한 186억 달러의 UAE(아랍에미리트) 원자력 발전소 공사를 제외하면, 올해 수주액이 오히려 46억 달러 정도 많다. 특히 중동지역 수주액도 올해 134억달러로 2008년의 115억 달러와 2009년의 76억 달러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의 수주 증가세가 눈부시다. 올 들어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공사 금액은 90억3040만 달러. 전체 해외 공사수주액(188억 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48%를 차지한다. 하지만 공식 통계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프로젝트까지 합하면 이미 지난달 말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년 동안 수주액 105억 달러를 4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들어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27억6000만달러를 계약하는 등 플랜트로만 총 40억3000만달러를 수주했다. SK건설도 18억3000만달러 규모의 스전 처리설비 공사를 따냈고, 한화건설은 10억5000만달러의 규모의 발전·담수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재 추세로 보면 사우디가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의 연간 해외 수주액 1위 국가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를 제치고 5년 만에 한국 건설업계 최대 황금 해외시장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이 사우디에서 기록적인 실적을 올리는 것은 풍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사우디의 재정력과 '재스민 혁명'(중동 민주화 운동) 반사효과 덕분으로 풀이된다. 중동의 정정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사우디의 재정 수입이 급증한 데다 이 중 상당액을 민주화운동의 상륙을 막기 위해 선심성 토목·건설 프로젝트를 대거 발주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건설업체의 플랜트 시공 능력이 사우디 발주처로부터 인정받아 연이어 대형 공사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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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서 앞으로 발주될 물량도 적지 않다. 올해 예정된 대형 프로젝트만 해도 사우디에서 140억~150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가 기다리고 있다.
이라크도 국내 건설업계에 새로운 금맥(金脈)으로 통한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정부가 발주한 72억5000만 달러(7조9000억원)의 대규모 신도시 조성 공사를 최근 수주했다. 이에 앞서 STX중공업은 지난 18일 이라크에서 3조2000억원 규모의 디젤발전 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 2월 바그다드 쿠드스 가스터빈 발전소 공사를 2억1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라크는 유가 상승과 생산량 증가 등을 토대로 발전소 석유시추 주택 등의 분야에서 1000억달러 규모의 공사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수주전도 치열하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1000㎿ 규모의 발전설비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와 협상 중이다. 삼성물산은 시장 분석을 거쳐 수주팀을 최근 이라크로 보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 공사를 따내기가 쉽지 않아 이라크 내 플랜트·도로·교량·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다음달 수주 조사단을 이라크에 파견할 예정이다.


조철현·조민서 기자 ch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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