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도이치자산운용..연기금·개인 줄이탈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도이치자산운용이 연기금과 개인투자자들의 환매 행진으로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가 이어지고 있고 계열사 도이치증권이 일으킨 옵션만기 사태에 따른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겹쳐 회복이 쉽지 않은 상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도이치자산운용은 지난해 영업손실 33억원, 당기순손실 28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원인은 펀드 환매에 있다. 지난해 1조5000억원을 상회했던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3278억원으로 3분의 1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설정액도 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펀드 환매는 운용업계 전반의 문제지만 도이치운용은 사정이 좀 복잡하다. 개인은 물론 연기금의 환매까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옵션만기 사태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모그룹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도이치운용이 덩달아 피해를 입고 있다.
도이치운용의 펀드를 가장 많이 판 국민은행은 "수치적으로 판매 잔액이 줄었다지만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달랐다. 국민은행의 펀드판매담당 직원은 "도이치 사태를 아는 사람들은 이런 상품을 왜 파느냐고 지적하기도 한다"며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상품을 권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위탁한 장기채권형펀드를 회수 당했다는 점도 악재다. 지난 4·4분기 운용 성적 부진으로 우정사업본부가 맡긴 3000억원 중 절반을 회수 당했고 1분기 평가에서는 F 등급을 맞아 나머지 자금도 운용하지 못하게 됐다. 도이치운용은 위탁채권펀드 평가에서 유일하게 3분기 연속 벤치마크(BM)를 밑돌며 F등급을 맞았다. 게다가 회사채형 펀드에서도 2분기 연속 BM을 밑돌아 2분기 실적에 따라 자금을 추가로 회수 당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의 환매는 객관적인 지표에 의한 것이지만 개인 쪽의 부진은 한동안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수료가 높은 주식형의 설정액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미지 문제도 있고 판매사들도 껄끄러워 하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임종복 도이치자산운용 상무는 "해외펀드의 전반적인 환매가 실적 부진의 원인이지 옵션만기 사태가 관련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도이치뱅크나 도이치증권과는 사업적인 연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제재 사항도 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치자산운용은 지난 2002년에 설립됐으며 도이치자산운용그룹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도이치뱅크그룹 산하의 운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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