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호주의 국가 경쟁력 순위가 4단계 내려앉았다.


세계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호주의 광산업계에 붐이 일고 있지만 노동자의 임금 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통화 강세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경쟁력이 하락한 것이 순위 하락의 주요 원인이다.

게다가 지난 1월 호주 동부 지방에서 발생한 홍수와 태풍의 피해로 물가가 상승한 것도 국가 경쟁력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각)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IMD가 5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1년 세계 경쟁력 조사에서 실시한 결과 호주의 국가 경쟁력 순위가 지난해 5위에서 올해 9위로 떨어졌다"면서 "호주 국가 경쟁력 순위가 떨어진 것은 임금상승과 통화강세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IMD의 국가능력평가는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환경을 촉진하기 위해 호주경제개발위원회(CEDA)의 도움으로 평가됐다.


CEDA의 스티븐 마틴 CEO는 "광산붐 때문에 노동 시장이 부족해진 것이 임금 인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호주통계청은 18일(현지시간) 보너스를 포함한 호주의 1분기 임금은 계절적으로 전년대비 3.8% 올랐다고 전했다.


WSJ는 "임금비용이 오른 이유는 광업 부문에 외국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임금 압력이 높아지는 데다 호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결합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호주 달러는 연일 강세를 보이며 29년 내 달러대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호주 제조업체와 소매업자들은 호주 달러 강세로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어그 부츠를 만드는 호주의 유명 가죽회사 로버트 부루디 홀은 "통화강세가 기업들을 죽이고 있다"면서 "미국 금융위기 이후 호주 달러 회복이 반영돼 2008년 이전에 미국의 매출이 전체 수입의 50%였다면 지금은 10%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부루디 홀(67세)은 "우리는 미국에서 더 이상 경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호주 최대 음료회사인 코카콜라 아마틸(Coca Cola Amatil) 역시 지난달 "호주 달러가 계속 올라가면 음료제조작업을 해외에서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면서 "호주 달러가 계속 오르면 호주의 주식시장과 거시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일 발표된 호주 4월 제조업지수(PMI)는 0.5포인트 상승한 48.4로 나타나며 2개월 연속 수축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원자재값 상승과 통화 강세에 의해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지난 1일 호주에서 발생한 홍수·태풍 등 자연재해와 탄소세 역시 물가를 증대시킨 것도 호주 기업들에게 어려움을 더해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마틴 CEO는 "호주 동부의 홍수와 태풍의 피해로 인해 생활비용이 급상승했다"면서 "홍수 피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식품 가격을 상승시켰고, 기업들의 물품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 물가지수가 오른 것과 더불어 주택부족으로 임대비용 증가한 것이 국가 경쟁력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호주,국가경쟁력 '5위→9위'로…임금상승·통화강세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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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대형마트 울워스의 전 CEO이자 중앙은행 이사회멤버인 로저 코베트는 17일 "호주는 '양극의 경제(bipolar economy)'이라는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가정은 지출에 신중해진 반면 공익사업의 전기, 가스 등 요금이 급증하고 있어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호주의 국가경쟁력이 5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 경제위기를 비교적 잘 견뎌냈기 때문이다.


WSJ는 "금융위기로 곤란을 겪었던 나라들이 회복을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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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세계 경쟁력 조사에서 미국과 홍콩은 공동 1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이어 싱가포르, 스웨덴, 스위스, 대만, 캐나다, 카타르 등이 순위를 이었다.


마틴 CEO은 "호주는 연구·개발(R&D)이 부족했다"면서 "호주가 타 국가보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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