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피해업체 "금감원장 고발 검토"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환헤지 통화파생상품(KIKO, 키코)에 가입했다 피해를 입은 기업들이 권혁세 현 금융감독원장을 검찰에 형사고발하는 안을 고심중이다. 직무유기와 비리의혹을 그 근거로 댔다. 키코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들이 산적한 상황에서도 금감원이 은행측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고, 최근 저축은행 사태에서 드러나듯 금감원 직원과 은행간 비리가 만연한 만큼 검찰이 보다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17일 키코 피해기업인 GSPT의 하재청 대표는 "금감원장을 고발하는 사안을 두고 오는 19일 키코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에서 의결을 거칠 것"이라며 "현재 피해기업 20여곳을 중심으로 뜻을 같이 했으며 키코사태에서도 금융당국의 비리가 없었는지에 대해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키코 사태가 지난 2008년 불거졌던 사안인 만큼 이들 피해기업이 권 원장에게 직접 책임을 따져묻겠다는 건 아니다. 하 대표는 "지난해 9월에도 금감원장을 고발하는 안을 두고 고심했다 결국 반려했다"며 "금감원이 비리의 온상으로 비춰지는 만큼 검찰이 나서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공대위 총회에는 키코 피해기업 100여곳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민사소송에서 패한 후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소송을 계속 진행하는 일을 두고 회의론이 일기도 했지만 키코 피해규모가 막대한 만큼 형사고발 등 적극 나서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공대위 소속이기도 한 티엘테크의 안용준 대표는 "지난해 은행을 고발할 당시 50여곳이 나섰으며 이번에도 우선 20여개 업체를 중심으로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피해기업들에 따르면 2008년 처음 키코사태가 불거졌던 당시부터 지금껏 금감원은 키코 사태와 관련해 거의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 안 대표는 "2008년 6월 키코계약이 잘못됐다는 걸 처음 알았고 바로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었다"면서 "한달 이상 아무련 답변이 없었고 이후 소송이 진행되자 '소송중인 사안이라 민원처리가 안 된다'며 발을 뺐다"고 주장했다.
이후 금감원에 몇번의 진정서를 내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은 건 단 한번도 없다고 안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키코와 관련해 시중은행 직원 일부에 징계를 내리기도 했지만 조사결과를 제대로 발표하지도 않는 등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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