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30대1 싸움에서 패배의 교훈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해군의 이순신과 함께 임진왜란이 낳은 최고의 명장 권율. 그는 행주대첩을 비롯해 무수한 전공을 세워 당시 조선군 최고사령관인 도원수에 오른다. 40대 중반에 과거에 급제해 늦은 관직 생활을 하던 권율은 관직생활 10년째인 1591년 의주목사에서 해직됐는데 임진왜란 발생으로 광주목사에 제수된다.
당시 전라도 순찰사인 이광과 방어사 곽영이 한양을 수복하겠다며 5만명의 병사를 모아 북진을 했다. 권율도 광주목사로 곽영의 휘하에 중위장을 맡아 북진에 동참했다. 이 대병력은 경기도 용인에서 불과 1600명의 일본군과 맞붙는다. 1/30도 안되는 적과 전투였지만 결과는 조선군의 대패로 끝난다.
권율은 광주로 퇴각해 후일을 도모한다. 이후 이치(梨峙)싸움과 독산산성(禿城山城)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행주산성에서 적의 3만 대병을 물리치는 혁혁한 공로를 세운다. 용인 전투 후 그는 당시의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전투에 능한 적을 맞아 성을 의지해 싸우면서 게릴라 전을 펼친 끝에 효과적으로 적을 퇴치할 수 있었다.
5월초까지만 해도 장밋빛이던 증시가 어딜가나 조정 얘기다. 채 한달도 안돼 비관론이 늘어났다. '5월에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월가의 오래된 속담 얘기도 나온다. 5월부터 10월까지 뉴욕증시의 성적이 나빴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럴만도 하다. 2차 양적완화(QE2) 종료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 선진국 경기 회복 속도 둔화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자재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심리 강화와 이에 따른 유동성 이탈 신호로 해석되는 형편이다.
이달 글로벌 자산시장의 특징은 미국 달러만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안전자산인 금과 채권가격까지 동반 약세를 보였다. 유가와 상품가격은 폭락했다.
이에 대해 동양증권은 달러 하락의 큰 축을 형성하고 있는 '저금리와 양적완화' 중 양적완화정책이 오는 6월 중 종료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1차 양적완화정책 종료를 전후로 달러지수가 급격히 상승했던 경험을 시장이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 경기모멘텀이 동반해서 둔화되고 있는 점도 달러강세에 일조하고 있다. 유럽재정위기 문제 재부각도 달러로 돈이 몰리게 하는 요인이다
달러가치 상승과 주식시장의 약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은 둘로 나뉜다. 먼저 비관론. 달러가치 상승과 국제 상품가격 하락을 물가상승 압력 둔화로 연결시킬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은 이런 해석을 기대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동양증권은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낙관/비관심리지수가 하락하고 잇고, 신흥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가가 순매도로 전환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이 달러가치 상승을 유동성 위축과 위험자산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봤다.
이번주 증시가 단기 급락 이후 변동성 확대를 수박한 낙폭 축소가 진행되면서 일정수준의 반등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지만 상승추세 복귀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U재무장관 회담 및 미국 주택경기지표 발표 이후 달러가치의 방향전환을 체크하라며 지금은 확인 이후 진입하는 '기다림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지금이 바닥권이라며 주식매수의 적기라고 주장했다. 원자재가격의 하락은 신흥국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약화로 공격적인 출구전략의 지연을 야기시켜 신흥국 긴축 우려 약화에 따른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위험자산 선호현상을 지속적으로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일본발 유동성 공급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미국 주식시장이 QE라는 유동성에 의해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QE2종료에 대한 우려감만으로도 조정의 개연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일본발 3차 양적완화가 시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미국의 QE2가 6월말로 끝나는 데에 대한 우려만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재난 복구를 위한 추경 예산이 지난 3일 4조엔으로 책정됐고, 2차, 3차 유동성 공급은 20조엔 이상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발 재난의 경제학이 또다시 글로벌 유동성의 증가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실제 고베 대지진 당시 일본의 유동성 공급으로 글로벌 유동성은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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