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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가격 왜곡 숨은 그림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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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 서울대 농경제학과 행정대학원을 거쳐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자원·환경경제학 계량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현재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한국자원경제학회 학회장, 에너지위원회 위원으로 재임 중이다.


2010년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7.3%로 경제성장률 6.1%를 상회했다. 2010년도 전력과 도시가스의 소비 증가율은 각각 10.1%와 12.6%를 기록했다. 단기적인 발전 설비 제약 하에서 전력 소비 증가는 값비싼 가스발전이 40%나 급증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현상의 바탕에는 에너지 가격 억제와 왜곡된 가격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2008년도 유가가 폭등할 때 물가 관리를 위해 도시가스 요금의 원료비 연동제 적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전기요금도 거의 동결하다시피 인상을 최대한 억제했다.

그 결과 2008년도에 한전은 3조원에 가까운 사상 최고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그 이후 2010년까지 3년 연속 적자라는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스공사 역시 장기간 원료비 연동제 적용이 보류되면서 요금에 반영하지 못한 원료비 미수금이 아직도 4조원가량 남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에너지 가격 결정 방식을 보면 석유제품은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며 정부는 각종 조세와 부과금을 부과함으로써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도시가스와 전력 같은 네트워크 에너지는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 하에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네트워크 에너지산업의 자연 독점성 그리고 에너지 생산 및 소비에 수반하는 환경오염과 같은 외부효과 등으로 에너지 가격 결정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문제는 물가 안정이나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같은 거시경제적 정책 목표와 정치적 고려가 우선될 경우, 에너지 가격이 왜곡되고 잘못된 가격 신호로 인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악화시키게 된다는 점이다.

에너지 세제는 에너지 소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각종 목적세의 부과 등 조세부과 기준에도 일관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전기요금은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요금체계로 인해 자원 배분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고 용도 간 교차 보조로 소비자 간 형평성의 문제가 줄곧 제기돼 왔다. 도시가스 요금도 잦은 원료비 연동제 유보에 따른 가격 왜곡, 발전용과 도시가스용 교차 보조의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 정책의 문제는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저에너지 가격, 특히 산업용 에너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면서 에너지 다소비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주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 산업부문의 에너지 소비 비중이 매우 높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것은 가격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에너지원 간 상대가격의 왜곡으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등 비합리적 에너지 소비 구조가 유발되고 있다.

많은 문제가 있는 현행 에너지 가격 체계의 개선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일관성 있는 세제 기준을 정립하고 외부 효과를 충실히 반영하며 과세 구조를 단순화해야 한다. 에너지에 대한 세목을 소비세와 환경세로 단순화하고 과세 기준은 환경오염, 공급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네트워크 에너지의 경우 수급과 비용 구조를 반영하는 원가주의에 입각한 요금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또한 요금 결정 시 교차 보조를 축소하여 소비자 간 형평성을 제고하고 에너지원 간 공정경쟁과 합리적인 에너지 수급 구조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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