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이주호 장관에게 '한국 교육의 희망'을 묻다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 김수진 기자]마이스터고와 입학사정관제 그리고 세계적인 수준의 좋은 학교를 만들려고 했다. 그것이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이루고 싶은 꿈이었다.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는 학교로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군사강국이 될 수는 없어도 과학기술 강국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가능한 일이라고도 했다. 그런 그에게 우리 교육의 희망을 이야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 유난히 많은 현장 행보 가운데 기억나는 학교를 꼽는다면.
▲ 학교현장을 찾으면서 소통하고 많이 배우고 있다. 거제공고는 가장 앞서 추진해온 직업교육 선진화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또, 어려운 형편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미래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우리 학생들을 만났을 때와 학부모ㆍ선생님ㆍ학생 등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서 작지만 큰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볼 때 많은 보람과 감동을 느낀다. 지난해 12월 방문한 전남 여수의 관기초등학교가 그랬다. 작은 학교인데 한 해 동안 학생수가 3배 넘게 늘었고 이 학교에 오기 위해 100명의 학생들이 줄을 서 있었다. 학교에 오면 '피로가 풀린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는 학교의 뒤에는 역시 선생님들의 헌신과 학부모들의 참여가 있었다.
- 이번 정부와 이 장관의 교육정책에는 사실 '시장과 경쟁'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데.
▲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교육의 본질을 살리는 것이 이번 정부의 개혁이다. 지나친 점수경쟁과 학교가 살아나지 못하게 하는 사교육이 교육의 본질은 절대 아니지 않나. 공교육 살리기와 예체능ㆍ인성ㆍ창의 등 전인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의 소양을 갖추려면 입시 위주의 사교육만 가지고는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경쟁이 필요하고 특히 선생님들의 경쟁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쟁은 하나의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큰 방향에서 보면 개혁의 핵심적인 부분은 교육을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으로 본다는 점이다. 받아들이기 힘든 개혁을 많이 했다는 점이 있겠지만 교육의 본질 강화이지 시장 도입은 아니라고 본다.
- 그런 지향점이 정권을 넘어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보나.
▲ 최근 여ㆍ야간의 정책 공방에서 교육은 다 빠져 있었다. 교육에 끼어있던 정치적 거품을 많이 걷어냈다고 생각한다. 학부모, 교사와 만나면 다음 정부에도 지금의 방향이 이어질까하는 질문이 가장 많다. 미래를 생각하고 정책을 폈다. 한ㆍ중ㆍ일 동아시아 교육 특유의 장점이 있다. 세계적인 학업성취도 부분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시험위주의 교육이라는 뚜렷한 약점이 있었다. 교육의 본질을 살리는 정책으로 이런 부분을 개선시켰다. 지금 동아시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입시위주 교육을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이스터고는 학비를 전혀 받지 않는다. 일본도 무상교육 개념을 도입했다. 고교는 거의 100% 가까이 진학하고 대학도 80%나 진학한다. 내용적으로는 고교까지 의무교육이 된 셈인데, 무상교육을 검토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 교육이 가장 중요한 복지인데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무상교육이 그런 연장선상이다. 그러나 의무교육을 고등학교까지 확대하는 부분은 이 정부의 의제가 아니기 때문에 말하기에 부적합하고 정치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공약으로 정당 사이에서 이슈가 되지 않을까 예상은 한다. 오히려 이번에 정부에서 마련한 부분은 초등학교 그 이전의 학생들에 대한 교육혜택 확대다
- 초등학교 이전이라면 만 5세 아동인데 지금도 교육비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 않나.
▲ 물론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제한적이었다. 만5세아 교육ㆍ보육에 대한 국가책임 원칙은 1997년 이래 법률로 명문화 되었으나 현재 소득하위 70% 이하에 대하여만 지원해 왔다. 현재 만5세아의 약 90%가 유치원 및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으나 약 10%인 4만 명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필요하다. 저소득층은 추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유치원ㆍ어린이집 이용이 어렵고, 고소득층은 영어ㆍ특기교육 충족을 위해 고가의 영어 학원 등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이다.
- 대학등록금 문제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무상교육을 늘린다고는 하지만 대학등록금은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나. 학생들을 위해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
▲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금액 자체를 낮추는 것은 힘들다. 이번 정부는 등록금 동결이 기조였다. 물가수준보다 낮게 인상하면 실질적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지난 2009년을 기준으로 사립대 수입 중 등록금 비중이 52%에 이르렀는데 최고 수준의 대학 배출이 등록금의 힘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 결국 대학 재원을 다변화해야 한다. 등록금 올리기보다는 정부도 더 지원해야 하고 기부금 활성화와 산학협력 확대 등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서 등록금 부담이 큰 학생들을 위해 국가장학제도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국가장학사업 규모는 2007년 979억원에서 올해 5218억원까지 커졌다. 저소득층(1000억원)과 전문대생(96억원)을 위한 성적우수 장학금도 신설했다. 내년에는 고등교육관련 예산을 1조원 정도 더 늘릴 계획이다.
- 과학벨트가 정치권에서 더 많이 논의되고 있다. 입지 선정 백지화 이후 정치이슈화, 지역개발로 인식한다. 그동안 교과부가 컨트롤하는데 힘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대해 교과부는 과학기술의 발전만을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다. 기본적으로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판단해야 한다. 과학벨트의 성격은 지역발전 사업이라기보다는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 사업이다. 기초과학발전을 위해 '사람에 대해 투자'하는 사업으로서 이공계의 고급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해외의 우수 두뇌를 끌어들이고 더 나아가 노벨상 수상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지역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지금까지 갈등이 유발된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투명하고 공정하게 과학벨트 입지를 선정한다면 국민들께서도 선정결과에 대해 충분히 납득하고 이해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사태를 보면서 원자력 안전과 관련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어떤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나.
▲ 일본 원전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국내 원자력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개선대책을 시행하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원자력 시스템은 세 단계로 나뉜다. 연구개발과 상업화 그리고 규제다. 현재 업무상으로 볼 때 상업화는 지식경제부가 담당하고 연구개발과 규제를 교과부가 맡는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 연구개발과 규제를 한 부처가 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문제제기했다. 그래서 규제기능을 연구개발과 상업화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자력안전기술원과 통제기술원이 원자력안전위 산하 기관으로 이관된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안전규제를 맡는다면 통제기술원은 핵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하는 통제 역할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데 6월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보통 3개월 정도 준비기간을 거쳐 9, 10월 정도 시작할 것이라고 본다. 반대가 없는 만큼 원자력안전위가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공계 기피현상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교과부의 대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
▲ 청소년에게 이공계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해서 창의적 과학기술인재 양성을 통해 인재강국을 실현하려고 한다. 먼저, 초ㆍ중등 단계에서는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높이고 융합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기 위해 'STEAM' 교육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과학ㆍ기술ㆍ공학ㆍ수학의 학습내용을 핵심역량 위주로 재구조화 하고 과목 간 연계를 강화하면서 예술적 기법을 접목하는 교육과정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대학과 대학원 단계에서는 2015년까지 세계 30위권 초일류 대학(원) 3개교를 포함하여 200위권 내 대학 10개교를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KAIST를 비롯한 4개 과학기술대학(원)을 특성화해 세계적인 연구거점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대담 = 황석연 사회문화부장
정리 = 김도형ㆍ김수진 기자 kuerten@
사진 = 윤동주 기자 doso7@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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