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이상미 기자] 어린이날인 5일부터 석가탄신일인 10일까지 일선학교가 때아닌 방학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이들처럼 긴휴가를 갖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자녀들을 맡길 곳이 없어 고민하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징검다리 연휴..'애들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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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맞벌이를 하는 문혜경(38ㆍ경기 부천)씨의 사례가 그렇다. 문씨의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도 학교의 재량휴교로 8일부터 10일까지 '휴가'를 얻게 됐는데 남편은 공식 휴일(5일ㆍ10일)에만, 자신은 이 가운데 5일에만 쉴 수 있어 자녀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문씨의 경우 시댁과 친정이 모두 경상북도이고 직장에도 탁아시설이 없어 아들을 남편이 운영하는 식당에 맡겨놓아야 할 처지다.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가 문씨를 포함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부부들에게 기쁨은 커녕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렇다할 대책 없이 주어진 휴가에 자칫 방치돼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씨 가족과 같은 사례가 적지 않아 교육 당국이나 지자체 차원의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3일 일선 시ㆍ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공휴일인 5일과 10일 사이에 징검다리로 놓인 6일과 9일 가운데 적어도 하루를 재량휴교일로 정해, 아이들이 최소 3일 간의 휴가를 얻게 될 전망이다. 경기도 성남의 22개 초교 등 일부 초교는 아예 5일부터 10일까지 6일을 이른바 '효도방학'으로 정해 아이들에게 때아닌 장기휴가를 주기로 했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회장 심은석 서울 중곡초 교장)까지 나서 일선 초교에 9일을 쉬는 날로 정하는 '자율휴교 예시안'을 전달한 상황이다.

문제는 문씨 같은 맞벌이부부의 자녀들이다. 딱히 갈 곳도, 참여할 프로그램도 마땅치 않아서다. 교육당국의 '무대책'이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체 프로그램 마련에 관한 모든 사항을 일선 학교에 위임해버리고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연휴 때 초교들이 얼마나 휴교를 하는지에 관한 현황은 교육청이 따로 파악한 게 없다"면서 "재량휴교 대체 프로그램도 교육청 차원에서 따로 준비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을 포함한 다른 시ㆍ도교육청들도 일선 학교의 재량에 맡길 일이라며 특별한 지침을 마련하진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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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기대를 걸어볼 만한 어린이회관ㆍ국립중앙어린이박물관ㆍ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ㆍ서울시학생교육원 등 어린이 기관들도 이번 연휴를 겨냥한 별도 프로그램은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서울 관악구 관악어린이창작 놀이터 등 일부 지자체 산하 시설이 영화상영ㆍ음악감상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어린 아이들을 하루 종일 맡겨두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재량휴업일을 맞아 길게는 6일동안 빈 집을 지켜야 하는 아이들이 생겨나게 된 셈이다.


문씨는 "학교에 따라 공휴일이나 연휴 때 '온종일돌봄교실'처럼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있는데 의무사항은 아니라서 운영되는 곳이 많지는 않다고 들었다"면서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 역시 운영이 안 되고 있는데 교육청이나 학교가 아예 지침을 만들어서 징검다리 연휴 때도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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