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 주요 증시가 기업실적과 경제지표 개선에 힘입어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전망 강등이라는 악재를 단번에 떨쳐 버렸다. 또한 등급전망 강등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부채질했다.


20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52% 오른 1만2453.54로 거래를 마쳐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일일 상승폭으로는 지난달 3일 이후 최대다.

S&P500지수는 1.35% 상승한 1330.36을, 나스닥지수는 2.10% 뛴 2802.51로 장을 마쳤다. 세 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등급전망 강등에 따른 하락폭을 모두 만회했다.


◆ 기업실적·주택지표 개선 = 지난 11일부터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지수 상장기업 59개 업체의 76%가 시장을 웃도는 주당순익(EPS)을 발표했다.

그 중에서도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 인텔의 ‘깜짝 실적’이 증시를 이끌었다. 인텔이 19일 장 종료 후 발표한 1분기 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29% 증가한 32억달러(주당 56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주당순익 46센트를 크게 웃돈 것이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인텔 주가는 7.8% 급등했다.


항공기엔진제조사 프랫앤휘트니를 보유한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는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의 1분기 순익은 10억1000만달러(주당 1.11달러)로, 예상치 주당 1.02달러를 상회했다.


세계최대 모바일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제조기술업체 퀄컴, 미국 2위 이동통신업체 AT&T 등도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이 날 장 종료 후 발표된 애플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증시 전망을 더욱 밝혔다. 애플의 1분기 순익은 59억9000만달러(주당 6.40달러)로, 전년동기의 30억7000만달러(주당 3.33달러)보다 무려 95%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주당순익 5.36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 이상 올랐다.


클리블랜드 소재 키 프라이빗 뱅크의 닉 레이치 수석 부회장은 “순익 증가는 생산비용 절감을 통해서 얻어지는 게 보통”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1분기 실적의 경우 매출 역시 함께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택지표도 증시에 힘을 보탰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개정 전 발표한 3월 기존 주택판매건수는 전월 대비 3.7% 증가한 510만건을 기록, 시장 예상치 500만건을 웃돌았다.


모기지 신청건수도 주택가격과 대출금리 하락으로 한달만에 처음으로 늘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지난주(15일 마감기준) 모기지신청 건수가 전주 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택구매 융자신청은 10%로 늘어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재융자신청도 2.7% 늘어났다.


◆ 달러 약세...“그래도 달러 팔지마라” = 미 증시가 등급전망 강등이라는 악재를 단 하루만에 털어버린 반면 달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87% 하락한 74.38포인트를 기록, 16개월 사이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기업실적 개선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되살아면서 달러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풀이했다. 달러에서 증시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도 달러 약세의 주요인이다. 시장에서는 FRB가 경제 성장을 위해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유로당 1.4546달러로, 15개월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미 유력투자 정보지 가트먼 레터의 편집장 데니스 가트먼은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은 물가만 신경쓰면 되지만 FRB는 물가와 실업률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며 FRB의 양적완화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투자자들은 달러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유로화 대비 달러는 지난 2008년 7월 기록했던 최저치에 비해 아직 8%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달러를 팔지 말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가트먼 편집장은 “현재 시점에서 달러 매도 포지션을 설정하는 것은 매우 나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헌재 달러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면서 “그러나 S&P의 등급전망 강등에 자극받은 미 정계가 재정지출 삭감에 합의를 이루면 달러지수는 1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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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코르테스 트레이더 역시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고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달러 강세를 예상한 응답자는 단 6%에 불과했다”면서 “시장은 현재 달러에 지나칠 정도로 비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에 매수 포지션을, 원자재에 대해서는 매도 포지션을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투자회사 카넌드럼 캐피털의 브라이언 켈리 애널리스트는 “FRB와 싸우지 말라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면서 “자금줄을 잡고 있는 벤 버냉키 FRB 의장은 달러 약세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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