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코어, 110억弗 IPO 계획.. 원자재 시장 '재野강자'가 온다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스위스의 글렌코어인터내셔널이 런던·홍콩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110억 달러 규모를 조달할 계획이다. 그 동안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던 세계 최대 원자재무역업체가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베일을 벗게 되는 것이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렌코어는 런던증권거래소에서 68억~88억 달러, 홍콩증권거래소에서 22억 달러 규모의 신주발행에 나선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IPO다. 세부적인 주당 공모가격은 5월 4일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글렌코어는 씨티그룹, 크레디트스위스, 모건스탠리 등 9개 투자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세계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리오틴토 등 원자재 관련업체들의 순익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 등 신흥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주택·사회기반시설 등의 신규 건설이 늘어나면서 철 등 금속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원자재 중개인 위치에 머물렀던 글렌코어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렌코어는 IPO와 함께 카자흐스탄 광산업체 ‘Kazzinc’에 32억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반 글라센버그 글렌코어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글렌코어는 40년 가까이 개인회사 체제를 유지해 왔기에 상장과 자본구조 전환이 없었다면 이같은 인수작업은 불가능했다”면서 “이제 확실한 화력을 갖췄으며 추가로 40~50억 달러를 다른 인수계획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리엄 헤히르 RBC캐피털 투자분석가는 글렌코어의 IPO가 이후 연이은 인수합병을 예고하는 것이라면서 “글렌코어와 호주의 엑스트라타의 합병도 향후 1년 안에 충분히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글렌코어는 엑스타라타의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다.
글렌코어는 지금까지 세계 원자재 시장의 ‘숨겨진 큰손’으로 알려져 왔다. 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낮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글렌코어가 제3자(Third-party)시장의 절반 이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한다.
영국 FTSE100 지수에 상장된 원자재 관련기업 중 글렌코어의 순위는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62억 달러로 7번째를 차지했다. 1위인 로열더치쉘이 386억 달러, BHP빌리턴과 리오틴토가 각각 246억 달러와 227억 달러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다.
그러나 FT에 따르면 2010년 제3자 시장 무역거래에서 글렌코어의 시장 점유율은 아연 60%, 아연정광(zinc concentrates) 50%, 납 45%, 납정광 45%, 알루미나 38%, 구리 50%, 구리정광 30%, 발전용 석탄(Thermal coal) 28%에 이르렀다. 이외에도 글렌코어는 니켈·코발트와 설탕 등 곡물, 원유 거래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손을 뻗고 있다.
IPO와 인수합병을 계기로 글렌코어는 단순한 무역중개업체를 탈피해 자체 생산능력까지 갖춘 본격적인 원자재기업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시장은 글렌코어의 기업가치가 55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 사이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PO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글렌코어의 생산관련 자산까지 드러날 경우 그 규모는 FTSE100 지수에 상장된 중간 규모 광산업체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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