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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렁쇠소년' 윤태웅, 뮤지컬 배우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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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렁쇠소년' 윤태웅, 뮤지컬 배우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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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1981년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당시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조직위원장이 88년 올림픽의 서울 유치를 공식 선언한 날이다. 한국인에게는 무척 '역사적'인 날이다. 하지만 이 날은 평범한 한 소년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날이기도 하다.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다짐하던 한국 정부는 이 날 태어난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을 선정해 개막식 공식 마스코트로 부각시킨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광활한 잠실 메인 스타디움에 굴렁쇠를 굴리며 등장한 7살의 소년 윤태웅. 이후 '굴렁쇠 소년'이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그가 우리 곁에 돌아온다. 4월12일 저녁 8시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열리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 난생 처음 주연배우를 맡은 것이다.

올림픽 이후 윤태웅은 '굴렁쇠 소년' 이라는 이미지를 큰 부담감으로 안고 살아왔다. 대한민국 대표 마스코트로서 그에게 쏟아지는 엄청난 관심 탓이었는지 윤태웅은 어린 나이부터 스스로를 '엇나가게' 하지 않기 위해 무진장 애를 써왔다. 하지만 그는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서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한다. 전문 배우로서의 길을 택한 것도 해병대 전역을 한 직후인 2005년이 돼서다. 체육대학에서 태권도를 전공하고 졸업 후 생활 체육인을 꿈꾸던 평범한 청년이 배우의 길로 들어서는 운명적인 순간이었다. 2006년 첫시작은 좋았다. 대한민국 연극의 대모인 박정자와 함께한 연극 '19 그리고 80'으로 윤태웅은 배우로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리고 두 번째 도전만에 주연 배우로 발탁됐다.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2006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타고나길 '가무'에 약한 윤태웅에게 뮤지컬은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게다가 그가 연기할 '닥터 리'는 극장을 헤집고 다니며 관객들에게 '좋은 기운'을 안겨야 하는 쾌활하고 발랄한 캐릭터다. 나이답지 않게 진지하고 낯도 무척 가리는 윤태웅과는 정반대에 위치한 성격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점 조차 즐겁게 여긴다. 그는 "힘들고 큰 부담을 느낄수록 오히려 약이 되고 촉발제가 될 수 있다" 고 말한다. 이미 일곱 살이란 어린 나이에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을 경험한 윤태웅에게 새로운 도전은 고통스런 부담이 아닌,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올림픽 때처럼 관객들에게 온 몸으로 전율을 느끼게 하는 배우가 되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던 서울올림픽 총감독 출신의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올림픽 이후에도 윤태웅의 멘토 역할을 계속해왔다. 이제 서른이 된 윤태웅씨를 위해 이번에도 이 교수는 12일 저녁 대학로 공연장을 방문한다. 7살 소년을 격려하던 그 때 그 마음 그대로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사진_이재문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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